만두

그중에 냉동만두와 찐만두

by 운전자 Y
8machine-_-bDUHh_9qsqk-unsplash.jpg Unsplash의8machine _


만두는 맛있고 바라보면 재밌다. 그리고 이해가 잘 안 간다.

가끔은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만두를 좋아한다.


냉동실 문을 연다. 하얗고 차가운 김이 얼굴을 스치고 간다.

냉동실 안에 질서 없이 쌓여있는 'OO만두'라고 적힌 봉투를 꺼낸다.

봉투를 열어보니 서로에게 엉겨 붙은, 꽁꽁 언 만두가 있다. 단단하고 너무 차갑다.



"너도 얼기 전에는 보들보들했겠지. 살짜기 젓가락질에도 쉬이 찢어져 속을 보였겠지."



여럿들이 서로에게 서로를 문지르고 또 비빈다.

여럿이라고 하기에도 또 하나라고 하기에도 뭣한 그것들.

보이진 않지만 곱게 다져 부드럽다던 그것들, 만두소도 그 안에 얼어붙어있다.



만두피도 만두소도 단단하다. 움직이질 않는다. 그 모습 그대로고 또 멈췄다.



'와르르르르.'


봉투에 담겨 있는 만두를 찜기 위에 쏟아붓는다.

서로에게 너무나도 단단한 만두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닿으며 상처를 내기도 한다.

깨지기도 하고 그래서 부스러기도 남는다.



물은 여전히 차갑고 불도 올리지 않았다. 찜기 안은 차가운 것만 가득하다.

누구는 물을 팔팔 끓이는 것이 먼저라 했지만,

난 이 방식이 좋다. 차가운 물과 차가운 만두가 함께 뜨거워지는 게 좋기 때문이다.



서서히 물이 끓고 꽝꽝 얼었던 만두에도 더는 차가운 김이 아닌 따뜻한 김이 닿는다.

계속 닿는다. 계속 계속 더 뜨거운 김이 만두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멈췄던 만두의 시간이 움직인다.


단단하게 얼어있던 만두피가 녹는다. 또 뜨거운 김이 닿을 때마다 파르르 가늘게 떨린다.

차갑게 얼어 속을 감추던 불투명한 만두피.

그의 뒤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안에 얼어붙어있던 여럿이라고 하기에도 또 하나라고 하기에도 뭣한 그것들도

점점 생기를 되찾아 간다.


어쩌다 꽁꽁 얼어붙고 또 어쩌다 다시 생기를 되찾는.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김에서 막 나온 찐만두에 호호-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을 입김 몇 번 불어내고선 입 속에 넣어버리는 것.

그리고선 뜨거운 걸 견뎌보겠다고 입 속에서 이리저리 굴리며 입천장, 입볼, 혓바닥 할 거 없이 모두 홀랑 까져 붉은 열이 오르는 것.



내게 찐만두 코스는 붉게 남은 상처까지다.

하지만 매번 코스의 끝을 보는 건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왜냐하면 겁이 나기도 하니깐.



애써 모락모락, 꽁꽁 언 만두에 뜨거운 김을 불어넣어 주고서는

김을 날려 보낼까, 그 김까지 품어 버릴까.

늘 고민한다.




뜨거운 김까지 품을 때의 생각은 늘 이랬다.

그럴 준비도 없이 불을 피웠단 말인가.



만두는 맛있고 바라보면 재밌다. 그리고 이해가 잘 안 간다.

가끔은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만두를 좋아한다.





커버이미지 : UnsplashJael Rodriguez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