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만으로도, 불빛만으로 그리운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서울토박이...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아버지의 고향이자
나의 영원한 시골집에서 자주 머물려
고향의 정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오랜 만에 시골에 갈일이 있었다.
은은히 퍼지는 냄새만으로도 편안해지고
작은 불빛만으로도 눈부신 곳
시골집에 가면 손주가 언제 오나 마을 어귀에서 밤늦도록 기다리시다가도 손주의 얼굴을 보고는
`이 먼데까지 뭐하러 오고 그려`라며 애써 미소를 삼키시던 할머니가 있었고
여든이 넘으셔서도 식사 후에는 단커피와 담배를 즐기시며
칼 같이 다린 셔츠와 중절모를 쓰고 다니시던 멋쟁이 할아버지가 계셨다
서울로 올라갈 때면 조심히 언제 또 올 거냐고 물어보시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제는 마을 앞 선산에서 손주를 지켜 보고 계시지만
그분들이 평생을 머무르시고, 나의 아버지가 자란 곳이자
내가 기억하는 유년기의 수 많은 추억이 머문 곳에는
언제나 할어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온기가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