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수국, 당신의 위로
아버지가 아프셨다. 유월 한달을 꼬박 병원에 계셨다. 결혼으로 아버지가 둘이 생겼다는 것을 잊고 지내다가 새삼 그 사실이 크게 와닿았다.
우리는 둘이 하나가 되었으나, 점점 약해지는 부모는 각기 둘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옆에서 병수발을 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지치기에는 충분했다.
조르바에게도 심술을,
은행원에게도 심술을,
옆 자리 직장동료에게도 심술을 부렸다.
심술은 부리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불평, 불만은 뱉을 수록 커져서 돌아온다.
그러면서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몸살이 났다.
이건 신호다.
잠깐 멈춰, 불만 불평 심술 모두.
아프면 들뜬 에너지가 가라앉으니까.
그러고 나니 유월말이다.
오월까지 내가 신나는 상태로 해왔던 모든 일이 잠시 멈춰둔 그 상태로 놓여있다.
하나 둘, 다시 집어 들어야 한다.
이건 수능시험이 아니니까.
한달 정도는 쉬어도 괜찮다.
다시 천천히, 꾸준히
그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오랜만에 다짐.
2017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