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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화제작 [ 브로큰 ]

부서진 진실을 쫓는 질주

by 책방별곡

넷플릭스에서 '브로큰'을 처음 접했을 때, 하정우와 김남길이라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2025년 2월 개봉 당시 극장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고 들었지만, 넷플릭스에서 역주행하며 다시 주목받는다는 소식에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왜 이 작품이 호불호가 갈리는 동시에 넷플릭스에서 재평가받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내용은 과거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민태에게 동생 석태의 죽음과 그의 아내 문영의 실종이라는 비극이 닥치면서 시작된다. 민태는 동생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다시 어둠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동생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베스트셀러 소설 '야행'의 작가 호령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더욱 미스터리하게 얽혀 들어간다.


하정우 배우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고뇌, 그리고 진실을 쫓는 절박함이 뒤섞인 민태의 복잡한 감정을 거칠고 날것 그대로의 연기로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김남길 배우 또한 미스터리한 소설가 호령 역을 맡아 사건의 실마리를 쥔 듯한 존재감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부서진'이라는 제목처럼 여러 조각들이 제대로 맞춰지지 못한 채 불협화음을 내는 부분이 있다. 동생 석태의 죽음과 문영의 실종, 그리고 소설 '야행'과의 연결고리 등 여러 미스터리한 요소들이 얽혀 있지만, 이 복잡한 서사가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특히 민태가 동생의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동기와 행동이 설득력을 잃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로큰'은 하정우 배우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그의 처절한 복수극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다. 부서진 조각들이 끝내 하나로 합쳐지지 않는 기이한 영화라는 평처럼, 완벽하게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기대하기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날것 그대로의 하드보일드 분위기를 즐기려는 관객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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