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우리들
조승리 작가님의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는 삶을 곱게 포장하려는 모든 시도를 조용히 밀어내며 시작된다. 이 책은 단정함과는 거리가 멀다. 제목처럼 투박하고 솔직하고, 때로는 자기감정을 거칠게 긁어낸 흔적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불규칙함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묘한 안도감을 건넨다.
작가님은 삶의 지랄 맞음을 숨기지 않는다. 관계에서 삐걱거렸던 기억, 감당하기 벅찼던 감정, 내 마음인데도 내가 가장 다루기 어려웠던 순간들이 나열된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숨겨두는 그 틈들을 그는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 솔직함은 때때로 잔인해 보일 만큼 적나라하지만 동시에 깊은 위로를 건넨다. 누군가 먼저 자신의 상처를 꺼내 보여줄 때, 감춰두었던 나의 상처도 조금은 말랑해진다.
작가님이 한 문장씩 토해내듯 기록해 놓은 마음의 곡선은 나의 삶과 기묘하게 겹친다. 어설프고 엉키고 마음대로 되지 않던 일들이 어느 날 불쑥 축제처럼 빛나던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깨닫는다. 지랄 맞음이라 부르던 것들이 사실은 나를 지탱해 온 재료였다는 것을 말이다.
책은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내가 자기감정을 마주할 수 있도록 옆에서 가만히 등을 받쳐준다. 그래서 읽고 나면 마음이 정리되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느낌이 남는다. '삶은 원래 이렇다'라고 말해주는 담담한 문장들 덕분이다.
완벽하게 정리된 인생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조금 불편한 책일지 모른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한다. 솔직함이 이토록 따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증명한다.
삶이 어지럽게 흔들리는 지금, 더 깊이 읽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