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에너지

by 청목

교직에 있을 때, 학교에서 종종 젊은 여선생님이 아기를 낳을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산가(産暇)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학교는 그 기간 동안을 대비해 기간제 선생님을 미리 공고해야 한다.

그렇게 K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때, 휴직에 들어간 선생님이 음악을 전담하던 분이라 K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음악 수업을 맡았다.

아마 모집 공고에서 그런 사항을 미리 공지했을 테고, 그 덕분에 음악을 전공한 K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지원하셨을 것이다.


당시 학교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음악실이 따로 있었고, 그곳에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었다.

간단한 인사 소개가 이루어진 후, 선생님은 음악실로 향했다.

요즘 초등 음악 수업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화면과 오디오로 대체되어 학생들은 TV 화면을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선생님은 음악실을 둘러보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먼저 피아노를 점검해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피아노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상태였다.

마침 그날, 교무실에 들렀을 때, 내일 수업자료로 쓸 악보를 복사하시던 선생님과 마주쳤다.

"선생님, 음악 수업에 뭐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

그러자 선생님은 마치 기다렸던 듯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셨다.

"내일 음악 수업을 하는데, 미리 피아노 조율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아! 피아노로 음악 수업을 하시게요?"

"예."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를 취하지요." 즉시 행정실에 연락해 피아노를 점검하고, 수리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수리하도록 부탁했다. 다행히 그날 오후, 피아노 조율사가 와서 나름 완벽하게 수리해 놓았다.


그리고 그날 오후, 직원 종례 시간에 K 선생님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우리 학교에 새로 오신 K 선생님은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여 음악 수업을 하시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신나게 노래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수로 환영해 주세요!"


아이들이 음악실에 오면 미리 듣기 좋은 명곡을 감상하게 하고,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이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시고 선생님의 고운 목소리로 선창을 하면 아이들은 신나게 따라 불렀다.

이제 아이들은 즐거운 음악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며, 또 얼마나 즐겁게 참여하는지, 음악실에서 K 선생님과 함께하는 음악 시간은 아이들에게 큰 즐거움이었다. 아이들의 목소리도 차츰 잘 다듬어져, 내 방에까지 선생남과 아이들의 맑고 고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들은 음악시간이 끝나, 복도를 지나면서도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방금 배운 노래를 부르며 서로 즐거운 마음을 나누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는 학교 안을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자연스레 학교 분위기를 천천히 바꾸어 놓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즐거운 음악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주었고, 그들의 말 못 할 고민도 선생님은 들어주셨다. 자연스럽게 방과 후에 아이들이 선생님을 찾아와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선생님은 마치 봄 햇살처럼 그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었다.

그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마치 어머니와 같이 아이들을 보살펴주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부르고 그 노랫소리를 듣는 사람들까지도 기분을 좋게 했다.

점차 밝고 즐거운 학교 분위기의 변화에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그 선생님은 바로 '행복 에너지 선생님'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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