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부 재심(再審)의 긴 여정
5. 2003년도 인권실태 조사보고서
이것은 바로, <2003년도 인권실태 조사보고서>(413쪽, 국가인권위원회 발간)로서
‘박은성 씨’의 고문 사례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박은성 관련’ <2003년도 인권실태 조사보고서> 이하 내용
수사관들이 작성한 조서에 ‘무인(拇印)’을 찍으라며 온갖 고문을 가했다.
나는 보안대로 넘겨졌으며 15사단 보안대에서 3일간 모진 고문을 당해야 했다.
춘천보안대에 이첩되어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참기 힘든 별별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그들은 내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했다.
당시 군대에서 자살을 기도하면서 쓴 낙서로,
(아버님 불효를 용서하시오, 나는 어디론가 멀리 가버리고 싶군요.
죽지 않고 살 수만 있다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습니다.)
호주머니에서 나온 이 메모 쪽지를 보고,
“월북하여 죽지 않고 산다면 무력 도발하는 김일성이 환갑을 청와대에서 하는데 그때 내려와서 아버님께 효도하겠다. 하는 뜻이다.”며 무려 한 달이 넘도록 지하실에 넣어놓고 고문을 했다.
그리고 “고향에서 사라호 태풍 때 납북되었던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들었냐?”는 것이다. 나는 “아무 말도 들은 사실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들은 말도 없었고, 그런데 자기들 멋대로 조서를 꾸미고 나는 하지도 않은 또한 모르는 일들을 자기들이 비행기장이며 미사일 있는 곳을 가리키며 이런 것들을,
“김일성에게 정보제공하려고 했지?”하고 시인하라며 그리고 자기들 멋대로 작성한 조서에 ‘무인(拇印)’을 찍으라며 온갖 고문을 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2003년 인권위 실태보고서’에 자신의 사례가 실린 사실조차 박은성 씨 본인은 그 당시에 알지 못했다. 아마도 감옥에 있을 때 조카에게 보낸 편지를 인권위에 보내어 작성된 것이라 여겼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