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랑의 힘

사랑의 힘

< 제 1 부 > 희망 일깨우기

by 청목

5. 독학으로 한의학을 공부하다


박 병장은 공부하려던 ‘한방과 침술’에 관한 책 한 권을 어렵게 구했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한의학을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박 병장은 앞서 고문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다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치료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게 독학으로 배운 한방으로 자신의 다친 몸을 스스로 돌보았다.

그와 같이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 일에 아주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그가 어린 시절이었지만 아마도 선친께서 한의원을 하셨던 까닭에 그 재주를 물려받지 않았을까? 그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고통에도 누구보다 민감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통증을 덜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남의 아픔도 잘 치료해주고자 했다.

치료하는 박 병장의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선생님도 놀라,

“어떻게 그렇게 잘 치료할 수 있느냐”하고 궁금히 여겨 물었다. 그러자 박 병장은 문득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에겐 아버지가 침술의 첫 번째 스승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일찍이 한의학을 공부하셨다. 강화도라는 섬, 그 고립된 땅에서 의원을 만나기 어려웠다.

마을 사람들은 갑자기 어디가 아픈 일이 생기면 먼저 박 병장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는 조용히 맥을 짚고 침을 놓고 몸에 맞는 약재를 지어 건넸다. 말 한마디 없이도 위로가 되는 손길이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박 병장은 아버지의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박병장이 어린 탓에 무엇을 직접 가르쳐 주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버지로부터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있다면 아픈 환자를 대하는 아버지의 정성스러운 태도였다.




세월이 흘러,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며 그는 문득 아버지를 떠올렸다. 이제 침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졌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의학 책을 넘기며 밤이 늦은 줄도 모르고 열심을 다했다.

자신의 몸을 먼저 돌보기로 마음먹은 그는, 배운 침술을 자신에게 실험해 보기로 했다. 침이 없었기에 그는 공사 중에 남겨진 전화선, 일명 삐삐선에서 가느다란 강철 심을 뽑아 자르고, 정성껏 갈고 다듬어 한방 침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침으로 통증이 심한 자기 무릎을 스스로 치료하였다. 손끝에 집중하며, 책에서 배운 대로 조심스럽게 치료했다. 놀랍게도 통증이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고, 상처 난 몸은 천천히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

그렇게 스스로 자기 몸을 치료하면서 그는 맥을 짚는 법, 통증을 줄이는 침의 정확한 자리를 천천히 익혀갔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따뜻하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과 그리고 한방 책을 밤늦게까지 탐독하며 침술을 갈고닦았다.

그런 가운데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은 익혀온 의술뿐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이 깃들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웠다. 그래서 그는 더욱 한의학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졌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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