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벚꽃과 그리고 쑥

by 청목


1부 : 화려한 벚꽃~!


사람들은 추운 겨울 옷깃을 여미며 언제 따뜻한 봄이 올까 학수고대 기다린다.

특히 겨울,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일수록 따뜻한 봄이 오기를 더 기다릴 것이다

24 절기의 첫 시작, '봄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입춘(立春)!'

사람들은 '아~! 이제 봄이 오려나 보다~!'하고 기대를 한다.


하지만 그때가 바로 2월 초순, 이때 오히려 눈도 많이 내리고, 때로 한겨울에도

겪지 않은 추위를 그때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입춘' 되었다고 따뜻한 봄이 곧 오겠거니 하는 기대는 할 수 있지만

기다리는 마음처럼 그렇게 서둘러 봄이 오지도 않으려니와 마음을 놓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입춘'은 그저 저 하늘, 높은 곳에서 봄이 시작됨을 알려줄 뿐, 당장 두꺼운 옷

집어넣고 서둘러 봄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감옥에 계셨던 우이 선생이 입춘 지나고도 꼭 혹독한 추위가 한두 차례 더 있겠거니

하고 마음을 놓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때로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여 소위 '꽃샘추위'가 있기 마련이어서 벌써부터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나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도 깨어

나온다는 '경칩(驚蟄)'이 지나서야 하늘에서 시작된 봄이 강물을 지나 동식물, 그리고

삼라만상이 비로소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어느 해인가 실제로 ‘경칩’ 그다음 날 아침, 갑자기 폭설이 내려 차들이

아침 한나절 눈 속에 파묻혀 움직이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실제로 남쪽에는 벌써 노란 산수유도 이미 피었고, 모퉁이 울타리에 개나리도

피었을 때였다. 이제 막 벚꽃이 곧 피려고 꽃망울이 부풀어 올라있었다.

아마 이번 주말이면 만발한 벚꽃을 마음껏 볼 수 있겠거니 들뜬 마음으로

기다린다. 그리고 그 밤에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아뿔싸! 바로 다음 날,

하룻밤 사이에 말 그대로 꽃샘추위 정도가 아니고, 마치 엄동설한이 다시 온 듯

봄비 맞은 꽃망울이 그대로 꽁꽁 얼어 마치 고드름이 된 듯하였다.

그렇게 고드름이 된 꽃망울은 온전히 한 주가 지나서야 겨우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다렸던 꽃망울이 피어나고 이제 만발하였다.

그때 학교에 있었고 학교가 온통 하얀 벚꽃 속에 파묻힌 듯했다.

그런데 사흘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이제 밤새 비바람이 쳤다.

'꽃이 만발하여 그래도 일주일은 가겠지~!' 그러한 기대가 있었다. 하얀 꽃잎은 수도

없이 바람에 나부끼고 벌써 길바닥에는 하얀 꽃잎으로 가득했다.

그야말로 '봄날은 간다~!'였다.






2부 : 약초 쑥, 그리고 작은 들풀~!



앞에 소개한 대로 온 세상을 밝고 환하게 하는 벚꽃이나, 갖가지 봄꽃들이 피어 만발했다가,

때로 단 하룻밤 사이 비바람에 떨어지는 그 모습이 물론 아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봄이 되어 꽃이 피었다가 지는 것이야 바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옛말에도 있듯,

당연한 자연의 섭리일 따름이다.


뒤돌아, 내가 태어나던 시절은 6.25 전쟁을 막 겪고 난 너무나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추운 겨울 다 지나가고, 따뜻한 봄날, 4월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당시의 어려웠던 그 시절의 상황을 아기였던 내가 알리 없고, 다만 자라면서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아기가 태어났으니 요즘 같으면 산모(産母)인 어머니는 하얀 쌀밥에 소고기 미역국을 대접

받았을 것이나, 당시에는 전혀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으나

아버지도 곁에 없었고, 가족이라고는 산모인 어머니와 갓난아기, 나 단 둘 뿐이었다고 한다.


그 어려웠던 때, 어머니와 나를 살린 것은 어머니의 어머니, 오로지 나의 외할머니셨다.

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날 때가 따뜻한 봄, 바로 '4월쯤'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고,

당시 본인이 돌보지 않으면 산모인 딸도, 손자도 살릴 수 없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외 할머니는 앞서 봄이 오는 들녘으로 나가 오로지 '쑥'만 캐셨다. 그 쑥을 서늘한 그늘에 말려

모아 두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말려 모은 쑥을 머리에 가득 이 시고, 곧 산모가 될 딸을 찾아 먼 길을 걷고

또 걸어서 찾아오셨다. 그렇게 외할머니는 들에서 캔 '쑥'이 산모에게는 젖을 잘 나오게 하고,

그 쑥젖을 먹고 자라는 아기의 건강에도 좋을 것이라는 알고 계셨다.

이처럼 외할머니의 지극하신 덕에 갓난아기 때, 쑥젖을 먹고 자란 나는 지금까지 크게 아픈 일

한번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왔다.


나는 매년 4월, 봄이 되면 들에 돋아나는 쑥을 가만히 생각한다. 따뜻한 봄, 어디 '쑥'만 그럴까만

나를 지금까지 살아 있게 한 생명력과 건강을 베풀어 준 고마운 '약초'라고 생각한다.


또한 찬 눈 속에서 '복수초'가 피는가 하면, 아직 겨울 추운 날씨 속에서 풀숲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사이 보라색 제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매년 추운 겨울 지나고 새롭게 맞이하는 봄은 우리에게 다시 힘차게 살아가야 할 무한한 생명력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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