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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비 Oct 08. 2019

자고나서 생각해 -꿈이 주는 유익 3가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좋은 잠이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부여해준 살뜰하고 그리운 간호사이다" - 세익스피어



매일 악몽에 시달리다


 나는 거의 매일 꿈을 꾼다. 어제 꾼 꿈은 이렇다. 개울가에 서 있는데 갑자기 커다란 물고기가 나타나서 나를 물었다. 그때 아빠가 긴 창을 들고 나와서 그 물고기를 찔러 죽였다.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잠에서 깨자마자 네이버 검색창에서 꿈해몽을 찾아본다. 이건 길몽일까? 흉몽일까? 두근두근 걱정하면서. 검색을 해보면 어떤 사람은 길몽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흉몽이라고 한다. 내 마음 속에 확신이 들때까지 길몽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찾아낸 다음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에는 무서운 꿈 보다는 물고기, 잠자리, 고래, 개구리 등이 나오는 꿈을 많이 꾼다. 무섭진 않지만 그것들이 달려들어서 놀라면서 깬다. 도데체 무슨 의미일까? 의미는 있는걸까?


 한참 악몽을 꾸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바로 오랫동안 일하던 곳에서 퇴사하기 직전과, 독립하기 전이다. 그때는 집이 산사태로 덮이는 꿈, 태풍으로 집이 떠내려 가는 꿈, 이가 몽땅 빠지는 꿈 등을 꿨다. 심적으로 불안하고 안정적이지 못할 때 악몽을 많이 꾼 것이다.


 당시에는 심리적인 상태가 꿈에 영향을 주는지 몰랐다. 그저 '왜 난 악몽을 자주 꾸지? 앞으로 나에게 안좋은 일이 생길까?' 라며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극심한 걱정과 불안은 악몽을 낳았고, 악몽은 하루를 걱정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악순환이 된 것이다.


 '심리적 이유로 악몽을 꾸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건, 요즘 나의 상태 때문이다. 마음이 이전 보다는 편안해져서 그런지 악몽을 덜 꾼다. 이 사실 때문에 감정이 꿈에 영향을 준다라는 것을 최근 어렴풋하게 깨달았다.


 [우리는 왜 잠을자야 할까]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느꼈던 것이 사실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바로 하루동안 느꼈던 감정이 꿈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통해서이다. 이 책의 저자 매슈 워커는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이다. 책을 통해 수면 부족의 위험성과 수면이 주는 엄청난 혜택을 세세하게 설명해 준다. 


목차를 보자마자 3부 [우리는 어떻게, 왜 꿈을 꾸는 걸까]를 가장 먼저 읽어나갔다. 평소에 잠은 규칙적으로 푹 자기 때문에 잠보다 꿈의 유용성이 더 궁금해서 였다. 



 

감정이 꿈에 미치는 영향


 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꿈이 최근에 깨어 있을 때 겪은 사건들에서 기원했다는 믿음을 강하게 고수했다. 프로이트는 꿈이 충족되지 않은 무의식적 소망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스틱골드 박사는 꿈이 최근에 깨어 있을 때 격은 자전적 경험을 어느 정도까지 정확히 재연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고안했다. 그는 2주 동안 건강한 젊은 성인 스물아홉 명의 낮 시간 활동을 상세히 추적했다. 그때그때 감정은 어떠한지도 기록했다. 또 매일 아침 꿈의 일지도 작성했다. 그런 뒤 외부 판정단에게 깨어 있을 때의 활동 기록과 꿈 기록을 체계적으로 비교하는 일을 맡겼다. 스틱골드가 14일 동안 참가자들로부터 모은 꿈 기록은 총 299건이었다. 


 스틱골드는 야간 꿈의 기록들의 잡음 속에서 강하면서 예측 가능한 낮의 신호를 하나 찾아냈다. 바로 감정이었다. 참가자들이 낮에 깨어 있을 때 겪은 감정적 주제들과 걱정들은 35~55퍼센트가 밤에 꾸는 꿈에서 강력하면서 뚜렷하게 재연되었다. 참가자들이 자신도 그렇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했다. 자신의 꿈 기록과 깨어 있을때의 기록을 비교하라고 하니, 감정이 들어맞는다고 자신 있게 판단을 내렸다. 


 깨어 있는 삶에서 꿈꾸는 삶으로 죽 이어지는 끈이 이다면, 감정적 걱정이 바로 그것이다. 프로이트의 가정과 정반대로, 스틱골드는 꿈에는 검열자도 장막도 위장도 전혀 없음을 보여 주었다. 꿈의 원천은 투명하다. 해석자가 없이도 누구나 파악하고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명확하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p286-p293>


 

꿈이 주는 유익 3가지 - 꿈의 기능


 꿈에는 어떤 기능이 있을까? 꿈 자체가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일이 있을까? 저자는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그렇다고 말한다.


1. 꿈꾸기 - 진정제


 렘 수면의 꿈이 일종의 야간 요법을 제공한다. 즉 렘수면 꿈은 낮 동안에 겪었던 힘든, 심지어 정신적 외상까 지 일으킬 수 있는 감정적 사건들에서 고통을 제거함으로써, 다음 날 아침에 감정을 해소한 상태로 깨어날 수 있게 해준다. 렘수면이 이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전적 기억의 그물에 얽매여서 만성적인 불안에 빠져 살게 될것이다. 잠을 자라, 그러면 아마 치유될 것이다. 


2. 깨어 있을 때의 경험을 해독하는 꿈 


 렘수면이 감정 뇌에 제공하는 또 다른 혜택은 생존과 관련이 있다. 사람이 원활하게 사회 활동을 하려면 얼굴의 표정과 감정을 정확히 읽는 것이 선결 조건이다. 얼굴 표정은 우리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신호 중 하나에 속한다. 개인의 감정 상태와 의도를 드러내며, 제대로 해석한다면 그에 반응하는 상대방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에는 감정 신호, 특히 얼굴에서 보이는 신호의 가치와 의미를 읽고 해독하는 일을 맡은 영역들이 있다. 그리고 그 영역들은 렘수면이 밤에 재조정을 하는 뇌 영역들의 핵심 집합, 즉 망이기도 하다. 


 렘수면은 피아노 조율의 대가이다. 밤에 뇌의 감정 악기를 완벽하게 다시 조율함으로써,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면 뻔히 드러나거나 미묘하게 감추는 미세한 표정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렘수면 꿈을 빼앗기면, 뇌의 감정 조율 곡선이 예리하게 정확히 맞추어지지 못한다. 꿈을 못 꾼 뇌는 얼굴 표정을 정확히 해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왜곡하게 된다. 적을 친구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뇌에 렘수면이 부족할 때, 바깥 세계는 더 위협적이고 피해야 할 곳이 되었다. 믿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렘수면과 뇌의 감정 나침반을 재설정하는 그 능력을 접하지 못하면, 주변 세계를 사회적, 감정적으로 부정확하게 파악하게 될 것이고, 부적절한 판단과 행동을 함으로써 심각한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다. <p307-p311>


3. 창의력 배양기


꿈꾸는 수면 단계에서, 우리 뇌는 엄청난 양의 습득한 지식을 살핀 다음, 가장 중요한 규칙과 공통점을 추출할 것이다. <핵심>을 말이다. 


렘수면에 빠져서 꿈을 꿀 때, 영감을 주는 형태의 기억 혼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기억 단위들 사이의 가장 전형적이면서 뻔한 연결들을 보라고 얽매여 있는 상태에서 풀려난다. 뇌는 가장 멀리 떨어지고 명백하지 않는 정보들 사이에 연결을 추구하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나선다. 


꿈꾸는 상태에 들어가서 기억 탐사 망원경의 다른 쪽(올바른 쪽) 끝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정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꿈의 광각 렌즈를 씀으로써, 우리는 저장된 정보의 전 영역을 훑으면서 가능한 온갖 조합을 시도할 수 있다. 그 모든 것들이 창의성에 기여한다. <p313-p323>



적용 


 악몽은 미래의 나쁜일을 예견하는 것이 아닌, 나의 현재의 감정 상태를 반영한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다. 꿈이 나의 감정적인 고통을 치유 해주고, 올바른 사리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진정제이자 해독제 임을 알게되었고, 창의력 배양기임을 알게되었다. 이 모든 기능을 처리하는 우리 인체에 신비로움에 감탄하게 되었다.


 좋은 꿈을 꾸기 위해서는 잘자고, 할 수 있는한 감정을 잘 관리 해야겠다. 좋은 것만 보도록 노력하고, 좋은 생각,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내 인생을 사랑으로 채우면 꿈도 좋은 꿈을 꾸지 않을까? 무지는 두려움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렇게 미신의 눈꺼플이 또 하나 벗겨졌다. 또 하나의 두려움에서 벗어났다. 


 책을 읽고 더 궁금한게 많아졌다. 우리가 여태껏 알고 있던 예지몽 이란건 없는 걸까? 예지몽을 꿨다는 사람들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밝혀낼 수 있을까? 기분 좋고 평안한 상태에서의 악몽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내가 모른는 무의식의 치유인가?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우리의 무의식, 꿈은 아직 많은 부분 베일에 싸여있다. 과학은 그것을 하나씩 벗겨내는 중이다. 과학이 발전하면 더 만족스러운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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