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수많은 생각들이 떠다닙니다. 수많은 말들이 떠다닙니다. 이것들은 내 안에 억눌린 부정적인 기억, 생각, 감정 에너지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부정적인 감정들을 억눌러 놓았습니다. 꼭 사람에게 감정을 풀지 않더라도, 혼자서라도 분노, 미움, 슬픔 같은 감정들을 풀고 해소했었어야 했는데, 참고 인내하며 견디는 것이 옳은 방법인 줄, 미덕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 부정적 감정들을 모른 척하고, 없는 척하면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착한 척, 신실한 척하면서 사랑, 기쁨 등 좋은 감정만 붙잡고 집착하였습니다. 그것이 옳은 일이고, 내가 믿는 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눌러 놓으면 놓을수록 저는 감정의 사이코패스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건, 모든 검정에는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이 없고, 모두 생존에 필요한 것이라 인간에게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분별심 없이 모든 감정을 느껴주고, 인정해 주고, 억누르지 않고 표출하여 흘러가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기억, 감정, 생각들은 에너지이기에 그것들을 억눌러 놓으면 몸에 갇히게 되어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만들고 병을 만든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올라오면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거나,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면서 그 감정들을 피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피한 감정들은 무의식에 억눌려서 현실에서 두렵고 불안한 상황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마음공부에서는 그러한 부정적 감정과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그 감정들을 인정해 주고 온전히 느껴주면 사라지고 현실도 바뀐다고 하였습니다.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날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퇴근길에 공원에 있는 나무에 기대어서 온전히 감정을 느껴보았습니다. 말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나를 비난한 네가 밉다. 억울하다. 두렵다. 무섭다." 등 이렇게 말하면서요. 사실 더 심한 욕도 했습니다. ㅋ 그렇게 30분 40분 충분히 감정을 느껴주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아. 이것이 감정 에너지이고, 감정 에너지는 이렇게 풀어주는 것이구나.'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명상이 부정적인 기억, 생각, 감정(무의식) 에너지를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요. 그런데 문제는, 명상을 하려고 30분, 아니 1시간을 앉아있다면, 그 1시간을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놀라웠습니다. 의식적으로 살려고, 자신을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자고 있는 중에도 생각을 하고 있고, 깨어나는 순간조차 생각을 하면서 깨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생각의 노예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만 이런 고민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영성가들, 수행하는 분들이 이런 생각 버리기 작업들을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석가모니가 그 선두주자였다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명상을 통해 불필요한 에고의 생각을 날려버리고, 고요하고 평온해졌으며, 높은 의식 수준을 갖게 되었고, 지혜로워졌으며 자유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저도 에고의 생각에서 벗어나 그들과 같이 변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잡념은 많고, 육체는 피곤하며, 때론 귀찮고 무기력합니다. 나의 영혼은 변화를 원하나,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의 DNA들이 변화를 싫어하고 저항하는 것 같습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업'이라고 하더군요. 명상한다고 앉아있었는데 잡생각만 하다가 멈추게 되면 좌절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명상과 마음공부를 '수행'(기독교에서는 '성화')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본성을 거슬러 의식을 높이는 일이니까요.
지금은 잡념이 많은 초보 명상가이지만,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나아지겠죠? 나를 제한하는 생각들, 기억들에서 벗어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명상 #생각 #마음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