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힐링이다

모든 것이 쉼 없이 변하고 있다

by 명문식

다시 찾은 곤명은 새로운 내일을 그리고 있었다. 언제나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여행은 설렘을 준다.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현재의 삶을 알차게 다듬기 때문이다. 어디를 갈 것인가도 중요하고, 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도 중요하고, 과정도 중요하다. 중국 소수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광활한 중국의 자연경관과 따뜻한 마음을 만끽하고 각기 다른 모양의 행복을 만들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에 도착한 공항은 전에 내가 찾았던 공항이 아니었다. 외관도 화려하고 규모도 컸다. 의문이 생겨 알아보니 새로 이전한 공항이었다. 우리가 머물 곤명 신성달 호텔까지 가는 데 50분 정도 걸렸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8층 현대식 5성급 건물이다. 그러나 시내 변두리에 있기 때문에 드나들 때마다 시내 중심지를 지나야 하는 단점도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 마주한 거리와 젊은이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대도시 거리를 닮았다. 요즈음은 우리나라도 중국산 옷이 많아서 그런지 그들도 우리 젊은이들이 입는 옷을 입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부유층이 좋아하는 외제 차들이 줄을 잇고 소음이 없는 전기 오토바이가 가끔 섞여 있다. 곤명시가 살아서 꿈틀거린다. 중국을 건축 원자재의 블랙홀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곤명시 인구는 가이드에 의하면 6백만 명에 넘었다고 한다. 지하철이 개통되고 고가교가 복잡하게 연결되었으며 새로운 건물 숲이 줄을 잇는다. 리프트를 타고 곤명의 대표적인 산이라는 ‘서산’에 올라 곤명호의 아름다움에 빠져본다. 이 호수를 그들은 ‘고원의 진주’라고도 부른다. 절벽을 따라 석굴을 뚫어 놓았고, 다양한 불상, 석각 예술품들이 조각되어 있는 석실과 그 앞에 용문이 있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 대자연의 경관이 겸손함과 여유를 준다.

석림에 가니 중국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틈에 끼어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소석림으로 갔다. 소석림은 대석림에 비해 크기는 약 5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볼거리가 많다. 바위의 기기묘묘한 자태가 오밀조밀하다. 검붉은 땅 속에 누워 있던 회색 빛깔의 돌들이 솟아났다. 땅 속에서 몸부림치다 밖에 나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그 바위들의 박동 소리가 아름답기만 하다. 검붉은 옷을 입은 소수민족들이 석림을 만나 꽃과 나비가 되어 연중 봄나들이로 즐기는 정원이 되었다.

구향동굴은 승강기를 타고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서 사람이 노를 젓는 배를 타고 협곡을 유람한다. 왕복하는 데 약 20분 정도 걸렸다. 협곡 양옆으로 펼쳐진 비경을 감상한다. 다음 코스는 높이가 70~80m인 절벽이다. 협곡 아래의 급류는 낙차가 커서 소리가 웅장하다. 구향동굴에서 제일 독특한 풍경인 신전이 있다. 생긴 모양이 마치 산지의 다랑논같이 형성되어 있다. 제일 큰 것이 100여 평방미터로 규모가 세계 제일이라고 한다. 동굴 마지막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는데 수석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다. 조심조심 걷는 걸음이 모든 감각을 깨워 몸 밖으로 땀을 배출한다. 굴을 빠져나와 다시 리프트를 타고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데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운남 영상 가무쇼를 보았다. ‘태양’, ‘토지’, ‘가원’, ‘성지순례’, ‘공작의 영혼’ 등 소수민족의 문화를 보여준 영상 쇼인데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소수민족 출신이다. 그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그 누구 하나 흐트러짐도 없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도 예쁘다. 공작 춤을 추는 주인공은 세계 유일한 춤을 추는 배우라고 한다.


곤명 시내 관광을 하였다. 어느 공원에 가도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광장에서는 중년 부인들이 짝을 이루어 춤을 춘다. 동작 하나하나가 즐겁고 진지하다. 그들은 그렇게 노후 생활이 준비되어 있다. 소수민족 마을을 찾았다. 저 풍경은 다시 보아도 처음 본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소수민족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주어진 삶을 낙천적으로 살아간다. 간소하고 소박한 삶에서 절제된 아름다움과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인간의 행복이 물질적인 생산과 소비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에서 행복을 느낀다. 우리를 맞이한 소수민족이 ‘아리랑’과 ‘사랑해’를 불러 우리도 함께 부르니 다른 나라 관광객들은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 낯선 풍경에 어울려 하나가 되고, 힐링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소수민족들은 근무를 마치고 밤이 되면 각자 그들의 집으로 퇴근한다. 철저히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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