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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Jun 08. 2022

나이 들기

그냥 나답게 살면 된다

‘나이가 든다’를 풀어쓰면 ‘점잖다’이다. 점잖다는 말은 젊지 않고 늙었다는 뜻이다. ‘신노인’은 일본인 의사 히노하라 시게아키 박사가 만든 신조어다. 일본에서는 노인이란 용어를 싫어하여 ‘고령자’란 표현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어르신’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김상태의 ‘화양연화의 길’이라는 책에 ‘신노인’의 세 가지 자세가 있는데, 그것은 ‘변하는 세상 공부하기’, ‘음미하는 삶 살기’, ‘쓸모 있는 사람 되기’다.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행복한 신노인이 되려면 자기 관리와 꾸준한 행복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행복도 습관이고 훈련의 결과다. 노인이라는 변화에 현명하게 적응하고 새 환경에 도전하는 것이 신노인이 되는 길이다. 다양한 노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복지정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재원도 일손도 모자란다. 낙관적인 생각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 행복한 노년이 되는 길이다. 감사와 만족에 익숙할수록 진정한 노년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오늘의 70대 노인은 어제의 70대 노인이 아니다. 그들은 과거의 노인과는 다르게 새로운 인생 계획이 있다. 일본에서는 '0.8 곱하기 인생’이라는 나이 계산법이 있다. 현재 80세인 사람은 과거의 64세인 사람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오늘의 노인들은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들이다. 국내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실패도 성공도 많이 겪었다. 이들을 다시 생산 현장에 복귀하거나 재직을 연장할 때, 우리 사회는 많은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살아온 세월이 길고, 보고 느낀 것이 많아, 정리된 지혜나 꾀도 상당하다.     


프랑스 마르세유에 ‘돈타령 노인’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재산을 상속해 줄 자녀도 없었지만, 밤낮으로 돈을 모았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수전노’라고 불렀다. 그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방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의 장례식을 치러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에는 시청 직원들이 대신 장례를 치렀다. 그런데 그곳에 다음과 같은 유언장이 있었다.     

“나는 마르세유 시민들이 깨끗하지 못한 식수 때문에 질병에 걸려 죽는 일을 수없이 보았다. 내 삶을 희생해서라도 시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해주기로 했다. 이제 내 모든 재산은 시청에 기부하며, 이 기부금으로 시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기를 바란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 노인의 참뜻을 알고 박수를 보냈다. 줏대 있는 사람들은 본인의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의 판단을 믿으며 전진한다. 가장 아름다운 삶은 남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고, 나답게 사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태어났으니 다르게 살아야 한다. 갈대는 흔들려도 곧 자기 자리로 되돌아오는 힘을 가지고 중심을 잃지 않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는다.     


줏대 있는 사람은 위기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큰 손실 없이 문제를 해결한다. 줏대 있는 사람은 현재의 자기 위치를 알고, 무엇을 지향할지를 안다.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자존심은 줏대다. 줏대 있는 사람은 심지가 곧은 사람이고, 심지가 곧다는 말은 성품이 올곧다는 뜻이다. 원래 줏대라는 말은 자물쇠에서 비롯되었다. 자물쇠는 크게 나누어 몸통인 자물통, 잠글 물건을 거는 부분인 고삐, 그리고 열쇠로 구성되는데 고삐의 거는 부분이 줏대다. 줏대에는 몇 가지 뜻이 더 있다. 수레바퀴 끝의 휘갑쇠를 줏대라고 한다. 휘갑쇠는 가장자리가 풀리지 않도록 얽어서 꿰맨 쇠다. 줏대가 없으면 자물쇠가 제 역할을 할 수 없고, 수레가 제 역할을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사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줏대라고 한다. 또 다른 뜻으로 자기의 처지나 생각을 꿋꿋이 지키고 내세우는 기질이나 기풍을 말한다.     


매사에 중요한 결정을 함에 있어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너무 쉽게 그 말을 따르는 것은 가벼운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흔하게 범하는 잘못 중의 하나는 자기 줏대 없이 사는 것이다. 남들이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냥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그뿐이다. 그냥 나답게 살면 된다.     


노년의 아름다움은 젊음을 완성하는 일에 있고, 노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발휘하는 데 있다. 노년은 각종 사회적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삶의 경험과 지혜를 미래 세대에게 이어주며, 영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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