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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Oct 09. 2020

갑질 문화

자기가 능력이 있고, 잘 나서 그런 줄 안다

우리 사회는 식민지, 좌·우 대결, 전쟁, 쿠데타 등 급변의 시대를 겪으면서 생존에 매달려야 했다. 그들은 생존이라는 절박한 명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정당성 유무와 상관없이 강자에겐 무조건 숙이고 약자에겐 무자비하게 군림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일본의 패망으로 우리에게 독립이 갑작스레 찾아와 자유로운 세상이 되고, 신분 체계가 그냥 붕괴해 버렸다. 옛 신분제는 의식 속에 남아 있는데, 신자유주의 체제와 맞물려 지금까지 식민지 문화와 갑질 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똑같이 생각하고 선택할 것이라고 믿고, 남들도 내 행동을 쉽게 받아들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 자기중심적인 어른이 있다.     


어떤 사장님이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떠났다.

낚싯배의 선장을 만나 사장님이 물었다. 

“당신은 주식을 해 보았어요.”

“아니요.”

“그러면 요즈음 경제 동향에 대하여 아는 것 있어요.”

“모르는데요.”

“그러면 부동산이나 투자처에 대하여 알고 있어요.”

“모릅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한심하다는 듯이 

“당신은 아는 것이 없네요.”

그렇게 낚시를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흐려지더니 파도가 치고, 배가 뒤집히기 직전일 때, 멀미하는 사장님에게 선장이 물었다. 

“사장님! 수영할 줄 아세요.”

“다른 것은 다 할 줄 알아도 수영은 할 줄 몰라요.”

그때 배가 뒤집히고 사장님은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선장은 사장님을 끌고 수영을 하며 해변으로 나왔다. 무사히 해변으로 나온 선장이 웃으며 사장님께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없었으면 사장님은 죽을 뻔했네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면 할수록 눈총을 받고 미움을 산다. 요즈음 언론에 갑질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정치인 갑질, 고위직 갑질, 사장님 갑질 등 끝이 없다. 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가 속한 조직의 간판과 직위가 막강하고, 자기가 능력이 있고, 자기가 잘 나서 그런 줄 알기 때문이다.     


모 항공사 가족의 폭언과 영상 파일을 보면 이 사람들은 노동자를 채용한 게 아니라 노예를 채용한 것 같다. 그들이 직원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은 신분제 사회의 노예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폭언, 폭행, 부당한 요구, 지시 등이 '갑질'이다.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 갑질 횡포가 만연해 있다. 사회적인 지위를 이용해 약자에게 부당 행위를 시키는 불법행위로 위화감이 조성된다.     


갑질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뜻하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깎아내려 일컫는 말이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제멋대로 구는 행동이다. 갑질은 육체적, 정신적 폭력, 언어폭력,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이 있다. 이는 겉과 속이 다른 한국 사회의 이중적 현상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에 서열주의와 학력주의도 있다. 그것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은 열등감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다시 서열과 학력을 내세우며 차별을 시도하고, 사람을 판단한다. 인종이나 성 및 부의 차이로 형성된 계급에 대한 차별 못지않게 서열주의와 학력주의로 인해 벌어지는 당연한 차별의 폐해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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