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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Sep 29. 2020

거미형 인간

정보화시대는 ‘거미형 인간'이 더 유리하다

사람들은 거미가 해를 끼치지 않아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거미는 파리나 모기를 잡아먹고살아 사람들에게 이로운 동물이고, 한자로 거미 지蜘라 표현하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벌레’라고 말했다. 거미의 피는 파란색이고 모세혈관이 없으며 상처가 나면 죽는다. 거미는 곤충처럼 보이지만 곤충이 아니고, 머리와 배의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 절지동물이다. 거미는 종류가 아주 많아 세상에 2만 종이 넘고 우리나라에만 600여 종이 있다. 거미는 최적의 장소를 선정하고 하룻밤에 온 정성을 다하여 거미줄을 뿜어내고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거미집을 만든다. 거미의 배 뒤쪽에 있는 분비샘에서 액체 형태로 거미줄이 배출되는데 나오자마자 굳는다.   

  

거미는 거미줄 치는 기술이 우수하고 어둠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거미줄 치는 모습을 보면 항문 근처에 있는 방적 돌기에서 끈적끈적한 거미줄을 내어 그물을 친다. 맨 먼저 거미줄을 바람에 날리고 가로줄을 친 다음에 가운데 자리를 만든다. 둥근 거미줄에 사각형을 만들어 윤곽선 거미줄을 치고 나선형 거미줄을 만든다. 이때 거미줄을 타고 다녀도 달라붙지 않는다. 거미가 거미줄의 세로줄을 타고 다니고 거미 발끝에서 특수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거미는 위쪽 옆의 구석에 몸을 숨기고 어떤 먹잇감이 걸리면 물어 독을 주입하고 가사 상태로 만든다. 자기보다 큰 곤충이라도 걸려들면 탈출할 수 없다. 거미줄로 둘둘 말아서 한구석에 매달아 놓은 채 소화액을 주입하여 천천히 내부를 녹여 빨아먹는다.     


인간은 거미줄과 같이 튼튼한 인공의 섬유를 만들려고 노력한 끝에 나일론 섬유를 개발하였다. 거미줄은 내구성과 가연성을 유지하는 특수한 섬유조직으로 되어 있고, 자동 기억 소재로 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거미줄은 적당히 비틀어지는 유연성이 있는 동시에 스스로 처음 상태로 돌아가는 이완성을 가지고 있다. 외부의 힘으로 변형된 이후에 특이한 분자 구조 때문에 초기의 상태로 쉽게 되돌아간다. 거미가 살아가는 방식은 '권리 수입'이다. 거미집을 만들 때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거미줄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거미줄에 걸려드는 수입이 계속 이어진다. 이것이 거미의 지혜이다.

 

21세기 최고의 기회는 ‘Network’에 있다. 거미줄 짜기, 그물 짜기, 네트워크 구축하기, 인터넷 상품 팔기 등이 성공 신화를 만드는 아이디어이다. 이제 세상은 거미의 생활방식에 매력적인 일이 많아졌다. 산업화 시대에는 ‘개미형 인간’이 성공하였지만, 정보화시대는 ‘거미형 인간'이 더 유리하다. 현대는 모든 네트워크가 거미줄에 연결되는 거미 시대이다. 거미의 작업 방법과 현대인의 작업 방법이 비슷하고,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행위가 거미 생활상과 비슷하다.


개인도 거미줄을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으로 나뉜다. 도시 길거리 양쪽 옆에 줄 서 있는 수많은 가게 주인들도 자신만의 거미집을 만들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도 거미처럼 창의적인 방법으로 가게를 만들고 기발한 상술로 손님을 모으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자신이 살 집을 마련할 때도 거미줄의 원리를 생각하여 구입해야 한다.


미래는 네트워크, 인공지능의 사용이 우리 생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바로 연결의 대상이면서도 그 연결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네트워크에 어떤 방식으로 얽히는가에 관한 일만 남아 있고, 자신의 네트워크 규모를 키우고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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