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CBO 장인성 작가의 <마케터의 일>을 읽고
“마케터는 어떤 사람이야?”
내가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고 난 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다(일단 우리 아빠가 물어봤다).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모를 리는 없고, 아마도 ‘마케터가 되려면 뭘 잘해야 하는 사람인지’를 물어본 것일 테다.
스타트업에 마케터로 입사하고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마케터가 되려면 지식을 쌓아야 하는 줄 알았다. 경영학, 마케팅 책을 읽고, 구글 애널리틱스 공부를 하고, 소셜 미디어를 연구하고.. 물론 이런 공부도 중요하다. 마케팅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면접에서 탈락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막상 지금까지 4개월 동안 마케터로 일을 시작해보니, 지식과 스킬 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였다. 세상과 사람을 꾸준히 관찰하는 태도, 남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남들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고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상하고, 그 이유를 이해하려는 태도. 그리고 <마케터의 일>의 저자인 배달의민족 CBO 장인성 작가 또한 스킬보다는 태도를 강조한다고 느꼈다.
마케터가 아이돌을 모른다는 건 자랑이 아닙니다.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죠. 모르는 건 별개예요. 아이돌 음악이 취향이 아니라도 요새 유행한다는 곡들은 한 번씩 들어두고, 유튜브에서 방탄소년단 영상도 찾아보며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공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 구절을 읽고 마음 한구석이 굉장히 찔렸다. 어릴 땐 그토록 좋아했던 아이돌이지만, 고등학생 즈음부터 서서히 관심을 잃었다. 심지어 지금은 아이돌에 무지하고 무관심하다는 것이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처럼 느껴져서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느끼곤 했다.
하지만 마케터에게는 그런 태도는 독이다. 대중이 열광하는 무언가를 단순히 내 관심 분야가 아니라고 해서 모른 채로 가만히 있고, 게다가 모른다는 걸 자랑하고 뿌듯하게 여기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저자가 말한 대로 대중의 반응에 좀 더 귀 기울여보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이 왜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지 공감하기 위해 하루 동안 그들을 덕질해보았다. 쓸데없고 실용적이지 않은 물건을 제일 싫어하는 내가 아이유를 비롯해 많은 이들을 홀린 슬라임에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고 싶어 갖고 놀아보기도 했다(슬라임이 알려준 행복의 의미). 애플빠가 왜 그렇게 많은지 알고 싶어 직접 아이폰과 맥북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한 해답을 찾지는 못하였을지라도 나만의 결론에 다다랐고, 무엇보다도 나와 성향, 취향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마케터의 일>을 읽고 실제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주니어 마케터가 일을 처음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가르쳐 준다. 그것도 내가 실수하고 있던 부분만 콕콕 집어내어서. 어쩌면 그건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흔히 하는 실수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험하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마케터의 일>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