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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Jan 12. 2020

도심 속 세계 여행

서울식물원 윈터가든

 글은 틈틈이 뉴스레터 기고한 글입니다.


아직 1월 초인데 겨울의 끝이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이번 겨울은 좀 따뜻하긴 하다만, 눈에 담기는 삭막한 풍경은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특히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터라 점점 기분이 단조로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엔 생명력을 느끼고 싶어서 서울식물원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시 페이스북​에서 윈터가든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보았거든요. 서울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1시간이 넘게 이동해야 했지만,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서울식물원의 온실은 마치 미래도시 속 빌딩 같았습니다. SF 영화를 보면 바깥이 너무 황폐해진 나머지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 건물 안에 야외 환경을 조성해놓고 생활하잖아요. 마침 미세먼지가 상당히 나쁨인 날이어서, 평소에    없는 열대, 지중해 식물과 채광이  드는 건축물이 묘하게 미래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동물만 있었다면 노아의 방주의 유토피아 버전 같았을 거에요.


온실은 월평균 기온이 18도 이상인 하노이, 자카르타, 상파울루, 보고타의 열대 온실과 여름엔 고온건조, 겨울엔 온난습윤한 바르셀로나, 샌프란시스코, 로마,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아테네, 퍼스(호주), 이스탄불, 케이프타운(남아공)의 지중해 온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식물을 한 곳에 모아놓은 덕분에 마치 세계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지중해 온실이 재미있었습니다. 미국 서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선인장과 휴양지의 심볼인 야자수가 무척 이국적이었거든요. 겨울 외투를 입고 다니기엔 살짝 더운 온도 덕분에 더 실감 났는지도요.

 겨울에 마음이 지쳐 있었는데, 다가오는 봄과 여름을 상상하게 해주는 나들이였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한 번 더 가 보아야겠어요.


What 서울식물원 윈터가든
When 2020년 1월 19일까지
Where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Why 추운 겨울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초록빛을 충전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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