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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Mar 06. 2020

스물일곱을 견디는 법

그레타 거윅 주연작 <프란시스 하>

이 영화 <프란시스 하>를 좋아합니다. 


<프란시스 하>의 주인공 프란시스는 현대 무용수가 되기를 꿈꾸는 스물일곱입니다. 뉴욕에서 쌍둥이처럼 친한 친구 소피와 함께 살고, 무용단 견습생으로 생활하면서 꿈을 좇고 있는데, 갑자기 프란시스가 가진 것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가진 게 별로 많지도 않았는데도요!)


커플인 것 마냥 서로 꽁냥대며 함께 살던 베프 소피가 다른 친구랑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 버립니다. 게다가 별 것도 아닌 걸로 말다툼을 하고 사이가 소원해지죠. 함께 사는 친구들은 SNL 대본을 쓰면서 벌써 능력을 펼치는 와중에, 엄청난 무용수가 될 그에게 세상은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강사로 일하며 겨우 생활비를 모으고 있지만, 생활 수준이 높은 부자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 근사한 집과 여행에 돈을 탕진해 버립니다. 심지어 합류하기로 했던 공연에서 퇴짜를 맞아서 '직업이 무엇이냐'는 누군가의 물음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진짜 하고 있지는 않아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죠.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가졌지만, 현실에서 헤매이는 프란시스를 보자니 꼭 지금의 저를 보는 것 같아요. 프란시스가 겪는 장애물 중에는 저는 운 좋게 피하거나 이미 겪은 것도 있고, 지금 부딪히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프란시스는 슬기롭지는 않을지언정 어떻게든 그 나이를 겪어 내며 통과합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도 언젠가 '불안하고 부족한 스물일곱'을 지나가겠거니, 하고 안심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지금의 나이가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프란시스 하>로 위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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