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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Mar 19. 2020

딱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디딘다면

영국 드라마 <이어즈&이어즈>


브렉시트 후의 영국,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비언 룩이 인기몰이를 하는 동안, 한 가정의 가족사가 해를 거듭하며 빠르게 펼쳐진다. 우리가 미래에 관해 기대하고 두려워하는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출처: 왓챠플레이)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가 나한테 얼만큼 영향을 미칠까?’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다가도, 쏟아지는 뉴스와 긴급재난문자, 그리고 끊임없이 하한가를 치는 주식시장을 보면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고 있는 게 느껴지죠. 이런 생각이 들 때 정주행 하기 좋은 영국 드라마가 왓챠플레이에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이어즈&이어즈>는 2019년부터 2034년까지 영국이 한 해 한 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리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한 가정이 어떻게 휩쓸리는지 보여줍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속되는 정전부터 절대 망할 것 같지 않았던 은행의 파산, 그리고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의 당선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이 가족에게 고스란히 스며듭니다.


정말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지만, 마냥 심각하고 진지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일단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구성과 빠른 전개 덕분에 눈 쉴 틈이 없습니다. 주인공들의 정치적, 사회적 성향이 15년의 세월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드라마 초반에 뿌린 떡밥을 어떻게 회수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죠.


디스토피아를 다룬 것으로 유명한 <블랙 미러>가 누구도 상상해보지 못했을 근미래를 창의적으로 그려낸다면, <이어즈&이어즈>는 ‘지금 우리가 딱 한 발자국 잘못 내디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합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더욱 소름이 돋습니다. 지금 당장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사건들이 쌓이고 쌓여 무지막지한 결과를 만들어 낼까 봐요.


“우리가 이 지경으로 놔둔 거야. 실은 우리도 좋아해. 우리가 만든 세상이야.” 내가 만든 미래의 단면을 보고 싶다면, <이어즈&이어즈>를 추천합니다.


출처: 왓챠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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