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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Jun 27. 2020

'다시 보기'를 가르쳐준 사람

우리가 사랑하는 여성 창작자

틈틈이 뉴스레터 13호는 우리가 사랑하는 여성 장착자를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애정하는 마음이 듬뿍 전해지길 바라요!




이다혜 기자님을 처음으로 접했던 경험을 얘기해 주세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이다혜 기자님을 처음 접했어요. 기자님은 고정 게스트로 출연해 책에 대해 심도 있게 리뷰했는데, 듣다 보니 기자님이 정말 책을 사랑하는 찐덕후구나, 라는 걸 느꼈죠. 어떤 주제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모습에 금방 사랑에 빠졌습니다.

사실 아마 초등학교 때부터 다혜 기자님의 글을 읽었을지도 몰라요. 아빠가 잡지 <씨네21>을 구독했는데,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에 의미도 잘 모르면서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에게 본격적으로 입덕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통해 기자님을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책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가 출간되었어요. 그때부터 저에게 ‘믿고 듣고 읽는 이다혜’ 기자님이 되었지요. 이 책은 페미니즘 관점으로 소설과 영화에 대해 쓴 책입니다. 그런 말이 있죠? ‘현실을 알게 된 이상 페미니즘을 몰랐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고. 저에게는 이 책이 제 인생의 수많은 변곡점 중 하나랍니다.


그의 올타임베스트 콘텐츠를 꼽자면?

팟캐스트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프로파일>이 아닐까요. 저는 범죄 영화, 느와르 영화를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불편해서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희생되는 수많은 여성 피해자들이 눈에 밟히고, 또 피해자를 전시하는 연출에 상처 입기 때문이죠. 이수정 범죄 심리학 교수님과 이다혜 기자님은 그저 보지 않는 것에서 나아가 ‘피해자와 약자의 관점에서 다시 보기’를 권합니다. 이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그동안 무심결에 넘겼던 영화 속 범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어요. 이다혜 기자님이라서, 이수정 교수님이라서 만들 수 있는 팟캐스트가 아닐까 싶어요.


그를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여성 창작자가 있나요?

아마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게 더 많을 겁니다. 최근의 경우를 꼽자면 배우 플로렌스 퓨가 있네요. 이다혜 기자님은 요즘 <이다혜의 21세기 씨네픽스>라는 팟캐스트에서 기자님의 관점으로 ‘21세기의 고전을 선정’하고, 그 영화를 보기 전에 딱 알면 좋을 만큼 소개하고 있는데요. <미드소마>를 소개한 에피소드에서 플로렌스 퓨가 분한 ‘대니’가 다른 공포 영화의 여성 주인공과 어떻게 다른지를 듣고 <미드소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도 정말 흥미로웠지만, 강렬하게 연기하는 플로렌스 퓨라는 배우를 선물 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를 만난 뒤로 일상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이다혜 기자님은 저에게 ‘다시 보기’를 가르쳐준 분이에요. 저는 기자님의 말솜씨가 글솜씨만큼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요. 기자님이 영화를 소개하는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들을 때면 ‘넌 이 영화 어떻게 봤어? 재밌었어? 그런데 이런 생각은 어때?’라고 기자님이 저에게 슬쩍 물어보고, 그럼 저는 ‘아, 이렇게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점이 있지’라고 하나의 물꼬를 틉니다. 지금 저의 가치관의 3할은 이다혜 기자님이 만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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