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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재 Jun 28. 2020

어린 시절을 마주하게 하는
윤가은 매직!

우리가 사랑하는 여성 창작자

(사진 ⓒ 포토그래퍼 이지형)


틈틈이 뉴스레터 13호는 우리가 사랑하는 여성 창작자를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애정하는 마음이 듬뿍 전해지길 바라요!




윤가은 감독님을 처음으로 접했던 경험을 얘기해 주세요.

2016년 여름, 신촌에 있는 작은 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우리들>을 보고 윤가은 감독님을 알게 되었어요. (생각해 보니 영화를 보자고 한 달� 덕분이네요.) <우리들>은 초등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주인공 '선'이 전학 온 '지아'와 친해지고 또 멀어지는 과정을 담으며 친구 관계에서 느끼는 온갖 감정을 섬세히 그립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여러 감정들이 밀려왔어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썼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정들이 되살아났고, 한때 정말 친했지만 소원해진 친구가 생각나면서 울컥하기도 했어요. 무척 섬세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였습니다.



그에게 본격적으로 입덕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두 번째 장편영화 <우리집>을 보고 윤가은 감독님이 더 좋아졌어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혼자 영화를 보러 갔는데 마침 무대 인사하는 날이었던 거예요. (저는 성덕!) 예상치 못하게 감독님과 배우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영화 시작 전부터 무척 행복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소중히 안고 돌아온 <우리집> 포스터는 사무실 책장에 붙여 놓았는데요, "함께여서 매일이 기적인 거야"라는 문구와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포스터가 반짝반짝 상쾌한 힘을 전해 주어요. 


그의 올타임베스트 콘텐츠를 꼽자면?

<우리들>과 <우리집> 모두 애정하지만, <우리들>을 처음 보았을 때 울컥했던 감정이 저에게 크게 자리 잡은 것 같아요. 타인에게 상처받고 싶어 하지 않는 연약한 마음이 너무나 절절히 느껴졌어요. 아직 두 작품을 보지 못하셨다면 <우리들>, <우리집> 순으로 감상하시길 권해요. (<우리집>에 <우리들>의 배우들이 카메오로 나오기도 한답니다!) 두 작품 모두 맑고 섬세한 연출에 몰입해 보았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어쩐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았어요. 그 아이 중 하나가 어린 시절 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요.


그가 연필에게 미친 크고 작은 영향이 있다면?

윤가은 감독님이 어린이 배우와 함께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촬영 수칙으로 문서화했다는 사실이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죠.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저도 놀라웠는데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환경이 뒷받침되어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빛날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요. 감독님의 브런치 연재글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영화를 함께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또한 듬뿍 느낄 수 있는데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을 정말로 닮고 싶어요!


"전 사실 제가 뭘 안 한 장면이 좋아요. 제가 개입하거나 이끈 장면이 아닌 배우들 스스로 만들어간 장면들이죠. 마트에서 장 보는 신이라든가, 물놀이하는 신 등이 그래요. 제가 제 영화를 볼 때 되게 부끄러운데 그런 장면을 볼 땐 어깨가 좀 펴진다랄까. 억지로 제가 한 게 아닌 아이들이 만들어준 장면을 너무 좋아해요." — 윤가은 감독


왓챠플레이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들>(2015)과 <우리집>(2019)을 모두 영화관에서 보았는데요. 감독님의 단편 영화는 어쩐지 아껴 보고 싶은 마음에 감상을 미루고 또 미루었어요. 이번 레터를 준비하면서 왓챠플레이로 <손님>(2011)과 <콩나물>(2013)을 보았고, 저는 감탄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20분 내외의 작품들로, 스포가 될 것 같아 말을 아껴요. 여러분, 꼭 보세요.) <우리들>과 <손님>, <우리집>과 <콩나물>(현실밀착 vs. 사랑스러운 판타지) 이렇게 묶어서 감상해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틈틈이 뉴스레터 구독자에게 입덕시킬 수 있는 기회! 3문장으로 윤가은 감독님을 소개해 보세요.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하게 하는 윤가은 매직! 맑고 사랑스러운 어린이의 모습에 웃음 짓다가도, 나의 가장 여린 마음이 콕콕 건드려져 아파 옵니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윤가은 영화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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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니까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재미있게 본 콘텐츠들을 틈틈이 소개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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