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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석현 Jun 29. 2017

여성이 좋아하는 남자

여성의 공감과 소통

흔히 여성을 잘 웃기는 남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한다. 100%는 아니더라도 거의 정확한 분석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여성에게 항상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남자는 세계를 통틀어도 0.1% 정도도 없을 것이다. 웃기는 것도 어느 정도 친해진 다음에야 가능하지, 처음 보는 사람인데 그 여성을 웃길 수 있는 남성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웃기는 능력도 두뇌 회전이 뛰어난 수재 급이라야 가능하다. 아예 능력이 안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너무나도 다행인 것은 크게 웃길 수는 없어도 입가에 엷은 미소만 짓게 해줘도 웃음 못지않은 호감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방법 중 하나! 여성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만 해도 미소가 번지고 웃음이 난다. 

“아 염색이 잘 못 됐나 색이 너무 밝지 않아요?”

이런 질문이 여성에게서 나오면 대부분의 남자는 여성의 머리카락 색깔만 본다. 그다음에 “아뇨 괜찮아요.” 식으로 나름 위로랍시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다르게 얘기한다. 

“아 나는 뭐가 잘 못 됐나…… 제 머리카락 색이 너무 하얗지 않아요?”

“나는 다 잘못됐어요. 인생이 너무 어두워요.” 이렇게 말한 다음 ‘색이 오히려 밝아서 좋다.’, ‘그 정도면 준수하다.’ 정도로 마무리하면 상대로부터 훨씬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성과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여성이 했던 말이나 낱말에서 대화의 키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공감’의 핵심이 된다. 상대가 했던 말이나 낱말을 같이 반복 사용하라. 그러면 나는 당신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일종의 무의식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에게 잡담은 절대로 잡스러운 것이 아니고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다. 그리고, 그 잡담을 통해서 감정을 공유하고 그다음엔 그들끼리 서로 편이 되고 서로 의지하게 되고 둘도 없는 친한 사이가 된다. 이렇게 여성에게 있어서 공감은 남성 입장에서는 참 접근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과제이기도 하고 다르게 생각하면 너무나 쉬운 커뮤니케이션 주제이기도 하다. 

남성 입장에서 여성의 공감력이 얼마나 의외인지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펼쳐 읽다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주인공 아름이의 부모는 고등학교 시절에 만나 17살에 아름이를 잉태했다. 다음은 아름이의 엄마 미라와 그녀의 단짝 친구 한수미의 대화이다. 한수미는 미라가 대수와 친해지고 더구나 그런 엄청난(?) 일을 벌인 과정이 너무나 궁금했다. 

“미라야, 나 궁금한 게 있어.”

“뭐?”

“넌 대수가 왜 좋았어?”

“어? 갑자기 얘가 왜 이래?”

“남자애들한테 아무리 대시받아도 꿈쩍 안 했잖아. 그때 그 뭐냐, 농고 애가 약 먹었을 때도 가만있었고, 그런데 대수랑은……”

어머니는 쑥스러운 듯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게……. 그냥 서로 얘기하다가.”

“얘기?”

“나도 걔 첨엔 별로였거든, 어쩌다 같이 말을 많이 하게 됐어. 성적 얘기도 하고, 집안 얘기도 하고…… 근데 어느 날 걔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그래?”

“응, 자기는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그랬어.”

한수미가 눈을 둥그렇게 떴다. “근데 좋았어?”

“뭐가?”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남자가…… 좋아? 그럴 수도 있어?”

어머니는 눈을 내리 깔며 빨대로 복숭아 에이드를 휘휘 저었다. 

“응.”

“……. 왜?”

“나도 그랬으니까…….”    

 (중략)

“나는 대수가 꿈이 없어 반했던 게 아니고 꿈이 없는 척하는 모습에 마음이 끌렸던 거 같아. 그냥 걔 속에도 내게 있는 것과 비슷한 장롱이 하나 있는 것 같아서……”

소설이기도 하고 또 사춘기 소녀들의 대화여서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 대화에서도 여성들이 공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여성들의 대화 핵심은 동질감이다. 여성들이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도 서로의 비밀 이야기를 서로 교환하면서 우정을 키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여성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어떤 느낌이나 인상 등을 공유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무언가를 공유하라는 말에서 갑자기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의 취향이나 취미를 같이 하고 혹은 성격까지를 닮으라는 말이 절대로 아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상대방의 말을 그냥 따라 하거나 반복하기만 해도 여성과는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의 길잡이가 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세상에서 여성과 가장 대화를 잘하는 축에 속하는 남성의 대화 기법이다. 이 정도 경지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다. 잘 보고 활용하시라.

“오빠 나 오늘 홍대 앞에 갔었어.”     “아 그래? 홍대 앞에 갔었어?”

“응 나 거기서 수미 만났잖아, 정말 우연하게.”  “응 수미 만났구나.”

“응 얼마나 반갑던지.. 걔 얼굴이 확 달라졌더라?” “그래~? 얼굴이 확 달라졌어?”

“응응 그리고 백은 어찌나 비싼 걸 옆에 끼었는지.. 진짜였을까?”  “아~백이 비싸 보였구나……”

이렇게 되면 여성은 신이 나서 그다음 얘기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다독이는 과정을 겪는다. 모르긴 해도 위의 여성은 자신의 남자 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말을 잘 하는 남성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단지 여성이 했던 말을 그대로 한 번 더 따라 했을 뿐인데? 남성들은 위의 글을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의 남성이라면 일단 홍대에는 갑자기 왜 갔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그리고는 여자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은 뒷전으로 미루고 본인이 궁금한 것부터 대화를 시작하고 결국엔 비싸거나 사치스러운 친구는 거들떠도 보지 말라는 식의 훈계 식의 대화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왜? 일단 남성은 누구든 ‘결론’이 중요하니까. 과정이야 어찌 됐든 뭐가 어떻게 결론이 났느냐가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대화 방법은 인기 있는 남성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는 상당히 곤란하다. 여성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대방이 여성이라면 상대가 했던 말이나 낱말을 이용해서 다시 한번 말해 보시라. 휘황찬란한 미사여구는 의심을 사거나 독이 될 수는 있어도, ‘나는 당신의 지금 마음과 같은 상태이고 당신을 이해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면 아무리 대화하기 어렵고 다가서기 까다로운 여성이라 할 지라도 언젠가는 나를 보면 미소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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