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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bada Sep 23. 2016

돌고래와 에메랄드빛 바다

해양박공원 돌고래쇼, 그리고 에메랄드 비치


오키짱을 만나러 갔다.


고래상어를 만난 후였던지라 돌고래쇼를 보며 감탄을 하면서도 훈련을 위해 돌고래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라는 생각과 그래도 조련사들이 돌고래를 진심으로 아끼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과 바다가 바로 뒤에 있으니 다른 돌고래쇼의 돌고래들처럼 답답하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과 바다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돌아갈 수 없으니 얼마나 슬플까라는 생각들이 파도처럼 왔다가 갔다가 했다. 고래상어한테 그러지 못했던 것처럼 돌고래들에게도 행복한지 행복하지 않은지 물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사람들의 박수소리, 조련사의 애정이 어린 손길로 돌고래들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수족관 관람을 모두 마치고 친구와 함께 근처에 있는 에메랄드 비치로 향했다. 일본 해수욕장 백선에 뽑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해변은 수족관에서 15분 정도만 걸으면 갈 수 있었는데,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친구와 나는 작은 탄성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타원형으로 이루어진 해변은 3면이 모두 바다로 왼쪽, 오른쪽, 앞쪽의 느낌이 모두 다르면서도 모두 예쁜 그런 곳이었으니까.



계절은 여름이지만 10월이었던지라 해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안전요원들이 곳곳에 있어서 우린 바다에 들어갈 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또 저쪽으로 옮겨 다니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잠시 쉬기도 하고,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점심도 먹어야 하고, 공항이 있는 나하 시내로 이동해야 하기도 해서 에메랄드 비치에서 많은 시간을 쓸 수는 없었지만,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은 걸 후회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있지 못한 게 안타까울 정도로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햇빛이 눈이 부실 정도로 여전히 뜨겁게 내리쬐고 있어서 해양박공원으로 돌아갈 때는 100엔 셔틀버스를 탔다. 작아도 접었다 펼쳤다 하는 계단을 통해 타고 내릴 수 있는 작고 귀여운 셔틀버스는 해양박공원의 주요 장소마다 정차하고 배차 간격도 적당해서 넓은 해양박공원 곳곳을 구경하거나 아이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과 함께 돌아다녀야 할 때 유용해 보였다. 에메랄드 비치가 있는 쪽이 종점이었는지, 우리를 태우고도 조금 서 있던 셔틀버스는 잠시 후 도착한 한 가족을 마저 태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그리고 낯선 사람이 있어서인지 부끄러워하는 아이들과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보니 금방 해양박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탈 때와 마찬가지로 내릴 때도 웃는 얼굴의 친절한 운전기사분이 조그만 계단을 내려주셨다. 사실, 키가 큰 어른들에겐 필요 없을 만큼 짧고 작은 계단이었지만, 운전기사분의 친절에 한 계단 한 계단 조심히 조심히 내려왔다. 그리고는 오키나와랑 잘 어울리는 오키나와 택시를 타고 아침부터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러 미리 알아둔 키시모토 식당으로 향했다. 



돌고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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