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마하이나 웰니스 리조트 수영장과 우미노에끼
원래는 택시를 타고 카진호우에 가서 밥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비도 오고 날씨도 흐려서 어차피 석양을 보며 밥은 못 먹겠구나 싶어 카진호우는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밤 수영을 즐기기로 했다. 공항에서 대실패한 소바 말고는 딱히 먹은 게 없어서 밤 수영을 즐기기 전에 일단 적당히 배를 채우기로 하고, 호텔 앞에 있던 잡화점(?)이자 유일한 편의점 역할을 하던 ‘우미노에끼(海の駅)’에 갔다.
내가 좋아하는 수프 두 종류와 일본 컵라멘 중에 무난한 키쯔네를 사 가지고 와, 방 안에 있던 포트기로 물을 끓여 맛있게 냠냠. 다다미 위에 있던 탁자가 꽤 유용한 역할을 해줬다. 보통의 호텔 방 안에는 이렇게 별도의 테이블이 없으니까.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이날 이외에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었기에 옷을 갈아입고 꿋꿋이 수영장으로 향했다. 물이 조금 더 따뜻했으면 싶었지만, 비 오는 날의 수영은 생각보다 꽤 괜찮았고, 재밌었다.
짧은 밤 수영을 마치고, 우린 다시 ‘우미노에끼’에 들려서 수영으로 인해 출출해진 배를 채울 요깃거리를 사 방으로 들어왔다. 리락쿠마 스티커가 들어있던 귀여운 리락쿠마 막대 과자, 씨푸드 맛이 없어 아쉬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컵누들 라멘 빨간색, 야끼소바 라멘 UFO, 오키나와 맥주 오리온, 사와, 감자칩. 그리고 끊임없는 수다.
이렇게 우리 여행의 첫날은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