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죠

by HJ Eun

오랜만이죠 반가운 마음에
뭐라 말할까 할 말이 많았는데
입가를 맴도는 그 어떤 얘기도
생각처럼 나오지는 않아

오랜만이죠 그대는 그대로네요
조금은 어색할 줄 알았는데
여전한 말투와 여전한 농담에
시간이 흐른 게 믿어지지 않아

참 오랜만이죠
모든 게 어제 같은데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오랜만이네요
그대 웃는 얼굴과
장난스런 표정과
익숙한 모습들
아련했던 기억들
참 오랜만이죠
오래된 얘기죠
난 어제 같은데

Ra.D- 오랜만이죠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랑이 아니었던 날들도,

계산적일 틈 없이 마음을 다해 바보처럼 순수했던 사랑을 했던 때도,

그런 사랑을 잊어가는 일상도 아주 오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재밌게도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했던 그 때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다.

어제처럼 아무런 시간의 빈 공간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도 생각한 적이 없었던,

망각한 날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예전엔 내 것이 좋았는데 이제는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더 나이가 들어서 추억할 거리가 내 마음을 가득 채울 것임을 안다.


그리고 아무렇지가 않다.


그래야 하니까, 아무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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