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Eun Sep 30. 2022

할아버지의 청계천

할아버지의 추억 그리고 부모님

어렸을 적 아빠차를 외할아버지와 타고 지날 때

갑자기 외할아버지가 흥분하셔서 여긴 옛날에 청계천 물이 흐르고 

저기엔 무엇이 있었고,

그렇게 말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 땐 전혀 와닿지 않았었다.

내 살갗에 전혀 와닿지 않은 추억들을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얼마나 반가웠을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


난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은데,

외할아버지는 오죽했을까 싶다.


참 무디다.

서글프게 무디다.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우리 외할아버지는 

그리운 것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나이가 들 수록 

서린 게 많아진다.


그 때 할아버지를 이해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할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이제는 부모님을 이해해드려야 할 때.

부모님이 내 뒤에선 모습이 아니라, 

내가 업고 가야할 모습이 떠올랐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만에, 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