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모른다

by HJ Eun



누군가가 되어보지 않으면 정말 아무도 모른다.


어쩐지 이 말을 하면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심을 가진 사람처럼 보일까봐서, 이십대 초반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의 본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깊이는 거의 없으면서.


그런데 그와 상관없이, 나는 이제 타자를 이해하기보다 나의 존재자체를 이해받고 싶어한다.

정말 내가 아니고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사람은 혼자서 일어서야 하는구나, 나밖에 이해해줄 이는 어디에도 없다고 되새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젊을 때의 우쭐대며 이해심에 대한 당위를 주창하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삶이 이렇게나 힘들 때가 있었던가.

누군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라서, 혹은 '시간이 너무 많아서'라고 하겠지만

그러기엔 나의 우울과 무감각이 너무도 짙다.


나 하나로도 너무나 벅찼다.

목이 너무 타버려 숨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었다.

그래서 선택한 나의 오아시스.


그런데 오아시스마저 신기루였다면, 나는 어디서부터 다시 걸어야 하나.

나는 그저 신기루를 좇아가는 사막여행자일 뿐이다.

서럽거나 속이 상하거나 절망이 되거나 어떤 감정이 들어도 이제는 직접 마주하고 싶지 않다.

진짜 마주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신기루를 따라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이 사막에서의 여정도 끝이 나겠지.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은 만큼 나는 더 강해지거나 부서지겠지.

누구도 이해받지 못한 슬픔은 어딘가에 축적이 되어 남아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 것만 추측할 뿐이다.


누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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