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습니다
요즘 새로 시작한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를 우연히 보다가,
여자 주인공이 전투적으로 내뱉은 대사 한 줄에 메모장을 바로 열었다.
장례식을 다녀온 주인공이 말했다.
“장례식에 다녀와 보니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나에게 줄 수 있는 사치가 뭘까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이어진 말.
“싫은 사람과 일하지 않을 사치.”
아는 사람들과 마주칠까 사람을 피하고, 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공간이 더 편하고,
그렇게 사람을 피하고 싫어지기 시작한지 1~2년쯤 된 것 같다.
굳이 사람들과의 만남을 더 하지 않는 이유.
적어도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던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
다른 곳에서 잘 살아야겠다 떠나야 겠다는 충동에 사로 잡힌 이유.
사람을 딱히 싫어해 본 적 없는 내가
미친 듯이 싫은 사람이 생겼다는 것.
그건 내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사람과 되도록 만나지 않는 것.
적어도 우!연!히!
만나는 것 외에 그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것.
나는 지금 그 사치를 부리고 있다.
어쩌면 누군가는 내게 유치하다고,
세상 물정 모른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런 비난을 들었었다.
“사회생활 하다 보면 다 겪는 거야.”
“얘도 아니고, 그래서 사회생활을 어찌 하겠어.”
마치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말하던 사람들.
그때는 그 말에 흔들렸다.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깎아내리고,
내가 부족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그 대사 한 줄이 내 마음을 뒤집어 놓았다.
“싫은 사람과 일하지 않는 사치.”
주인공이 얼마나 단단한 마음으로 그 말을 했는지,
그 말 뒤에 숨겨짐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살다 보면 결국 이런 순간들이 온다.
내가 유치한 사람도, 사회 부적응자도 아니라는 걸 내 스스로 깨닫게 되는 순간.
그런 순간은 무엇보다 힘이 생긴다.
누군가는 여전히 나를 비판할지도 모르지만,
멋지지 않아도 괜찮다.
후지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
나만의 사치를 부리며 살 수 있는 오늘이,
왠지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감사하다.
그 여자 주인공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