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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행사 AE Feb 01. 2020

창의성의 완성은 실천

창의성이란 만질 수 없는 아이디어를 만질 수 있게 바꾸는 재능

사람들은 창의성을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상상력 훈련을 꾸준히 하죠. 하지만 상상력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상을 구체화하는 실천입니다. 창의성을 정의한다면 ‘단지 상상이 아니라 상상을 실천하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상은 누구나 하죠. 하지만 그 상상을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바꾸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상상기반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만들었을 때 비로소 창의적인 캠페인이라고 말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캠페인은 상상에 머물지 않고 경험할 수 있는 실체를 만든 사례들입니다.

주가지수로 커피를 만들다

먼저,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 신문인 니케이신문 (NIKEI)의 2019년 캠페인 이야기입니다. 니케이 신문은 일본주가지수인 니케이 225 (Nikkei 225)를 발표하는 일본 최대 경제 일간지입니다.

그러나 일본 젊은이들은 신문을 읽지 않고 경제는 더더욱 관심 없습니다. 니케이신문은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들이 일본 경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니케이 신문이 찾아낸 방법은 ‘커피’ 였습니다. 예전부터 어른들은 아침에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셨죠. 요즘 젊은이들은 모닝 커피를 마시면서 핸드폰을 봅니다. 니케이신문은 서로 다른 세대가 비슷한 모습으로 연결되는 매개체가 ‘커피’임을 깨달았습니다


니케이신문은 젊은 층이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으로 경제 정보 (경제 뉴스)를 읽도록 유도해보자는 상상을 하면서 캠페인을 기획했습니다

상상은 이렇게 실천됐습니다.

니케이신문은 니케이지수(일본주가지수)의 실시간 변화에 따라 커피의 맛이 변한다는 재미있는 상상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었습니다. 커피 이름을 ‘니케이 블랜디드’라고 붙이고 컵에는 경제 뉴스가 프린트 되어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오전 10시에 주가가 오르면 커피의 쓴맛이 강해지고, 오후 13시에 주가가 떨어지면 신맛이 강한 커피가 제공되는 방식입니다. 흥미로운 접근입니다.

주가 지수에 따라 커피의 맛도 변한다는 상상을 실천하기 위해 특별한 커피 머신를 준비했습니다. 주가지수 높을 땐 쓴맛, 지수가 떨어질 땐 신맛이 강해지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동으로 커피를 제조하고 커피 홀더에 인쇄된 주가지수를 핸드폰 AR로 스캔 하면 최신 경제 뉴스를 핸드폰으로 읽을 수 있게 했습니다
 

<5개국의 다양한 커피 원산지 재료로 커피 제조>
<도쿄 니케이신문사 앞에 등장한 Nikkei Blend 커피 팝업스트어>


<실시간 주가지수에 따라 쓴맛과 신맛으로 커피 제조>
<컵 홀더를 스캔하면 영상 뉴스나 기사로 연결>
<일본의 경제의 맛을 표현한 Nikkei Blend 커피>

    
캠페인은 신문과 방송에서 앞다투어 보도한 결과, 250만명에게 정보가 전달되었고 그 중 70% 이상이 경제에 관심이 생겼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Nikkei Blend 캠페인 영상>


보이지 않는 경제에 대한 관심을 커피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경제를 맛보다’ 라는 실체를 만들어 젊은층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냈습니다


클래식 음악, 젖소들이 즐기다


두 번째 사례는 독일 ‘도르트문트’라는 도시의 콘서트 홀 이야기입니다. ‘도르트문트 콘체르트 하우스’ 는 도르트문트에서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클래식 콘서트 홀입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은 대중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죠

<독일 도르트문트 콘체르트 하우스>

앞서 소개한 니케이신문과 비슷하게 젊은층의 관심을 클래식 음악으로 끌어오자는 것이 캠페인 목표입니다

콘체르트 하우스 측은 매우 독창적인 아이디를 만들지 못하면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2011년 사례지만 전문가들에게도 창의적인 캠페인의 모델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주최측은 ‘음악이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신문 기사를 찾아냈습니다. 그 기사로부터 고민은 시작했습니다. 기사 내용은 미국 캘리포니아 목장의 <젖소 연구>였습니다. 젖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젖소들의 우유 생산량이 증대되고 평소보다 영양분도 풍부해진다는 연구 결과였습니다.


음악이란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안정된 정서를 제공한다는 흥미로운 내용이었죠. 콘체르트 하우스 주최측은 기사 내용을 활용하여 클래식 음악을 젖소와 연결하는 실험적인 캠페인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자란 젖소의 우유 맛은 정말 다를까’라는 상상력도 신선하지만 이를 실천한 우유 제조 방식은 그야말로 창의적입니다.


많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각자의 일정에 따라 목장에 찾아가 젖소들을 위해 진지하게 연주합니다. 그 음악을 녹음하여 주기적으로 젖소들에게 들려줍니다. 연주자의 음악을 들은 젖소들이 우유를 생산하면 그 연주자의 이름으로 우유병에 담아 대형 마트에서 실제로 판매합니다.


‘콘서트 밀크’라는 새로운 상표로 진열대에 오르고 우유병 라벨에는 연주자의 프로필과 연주자의 공연 일정이 상세히 소개됩니다. 

<목장에서 소에게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 예정 연주자>
<연주자의 음악을 녹음하여 지속적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고품질 우유 생산 유도>
<목장에서 소에게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 예정 연주자>
<마트에서 판매되는 도르트문트 콘서트 밀크>
<콘서트밀크 라벨에 소개된 아티스트들의 소개와 예정 공연 일정>

이렇게 탄생한 ‘콘서트 밀크'는독자적인 상표를 갖고 전국으로 유통망을 넓혀갔고 콘서트 홀에서 열릴 예정 음악회와 아티스트를 홍보하는 채널로 활용 되었습니다


이번 이색 캠페인은 미디어의 관심을 독차지했을 뿐만 아니라시행후 실제로 콘체르트하우스 회원들은 19% 증가했고, 평균 객석 점유율로 72% 상승했습니다.

<도르트문트 콘체르트 하우스의 콘서트 밀크 캠페인 영상>


니케이신문과 콘체르트 하우스는 커피와 우유라는 매개체를 발굴했습니다. 경제와음악이라는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개념을 보고 만질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대중들에게 다가간 것입니다.


창의성은 멀리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와 신문 읽기는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습관이었고 우유 역시 <클래식 음악이 동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신문 기사에서 발굴한 것이죠.


창의성은 실제로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습니다. 단지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뿐입니다. 매일 보던 창문 밖의 하늘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모습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액자 속 작품일 수 있습니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상상이 만들어집니다. 상상은 보고 만질 수 있는 실체로 바꾸었을 때 비로소 창의적이라고 합니다.


창의성이란 생각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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