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행사 AE Mar 28. 2021

광고, PR AE가 적성에 맞아?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이란 존재할까

자신의 적성과 꼭 맞는 일이란 무엇일까?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고민스럽다.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에게 가장 끔찍한 벌은 ‘평생 동안 아무 쓸모도 의미도 없는 직업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광고와 PR이란 어떤 일이고 이 직업은 어떤 적성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일까? 인간의 직업은 자신의 적성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 것일까?

 

요즘 젊은이들의 한결같은 희망은 모두 돈을 뛰어넘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자신의 적성과 맞는다면 꿈에 그리던 천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천직을 이른 시기에 구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는 학창 시절이지만, 이 시기에는 주변의 기대와 압박으로 인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자신의 자아와 적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선택한 직업이므로, 결국은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실무중인 플랜얼라이언스 팀장급 AE>

그렇다면 직업의 만족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지위일까? 돈일까? 일에서 느끼는 자유일까? 지위, 돈, 성취감 등의 요소는 인간의 정신적 만족이 아닌 사회적 만족도이다. 이는 직업을 갖은 뒤 한참 후에나 구분할 수 있으며, 오랜 경험과 시간적 인내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깨달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이기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방황하고 흔들리게 된다. 이 방황의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일 속에 숨겨진 작은 ‘자아 만족’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자아 만족’이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느끼는 스스로의 즐거움이다. 자기 자신이 즐겁다면 몰두할 것이고, 몰두는 성취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는 주변의 인정으로 연결되어 비로소 자유롭게 된다.


우리는 지금의 일을 통해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기대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 단 한 가지라도 충족되는 것이 있다면, 그 일에 전념해 볼 가치가 있다. 다만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20대의 설익은 시선과 경험으로 본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이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듯이 적성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한다. 나의 적성이 20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단하지 말고, 앞으로의 경험이 진정한 나의 본성적 자아를 일깨워줄 것이라 믿어야 한다.

<경쟁PT 준비중인 #플랜얼라이언스 부장급 AE>

그렇다면 광고와 PR이란 어떤 적성의 소유자에게 맞는 직업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AE라는 직업을 전문직이라 말한다. 전문직을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르는데, 이는 하나의 직업에 매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간호사, 건축설계사 모두 어느 한 분야에 기술을 갖추고 동일한 업무를 반복하는 전문가들이다. 엄밀히 말하면, 광고와 PR AE가 전문직은 아니다. AE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고객사의 커뮤니케이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본인의 커뮤니케이션 재능과 열정을 두루 아우르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 한 가지만 깊이 파서 높이 성취하는 ‘high achiever’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널리 성취하는 ‘wide achiever’가 AE다.

 

실제로 ‘high achiever’, ‘전문가’라는 직업은 산업혁명 시기에 등장한 노동 분업에 뿌리를 두고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는 대부분 업무를 세분화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특정 분야의 능통자를 우대하면서 전문가라는 개념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광고와 PR은 넓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고 보다 많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와 시장을 만난다.


광고와 PR의 일은 사람과 브랜드를 만나게 하고, 사람들이 시장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다. 때로는 과학자로서 브랜드와 사람을 만나게 하고, 때로는 음악가로서 시장과 소비자를 만나게 해야 하고, 때로는 화가로서 소비자의 관심을 기업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하나의 자아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숨어 있는 다양한 자아를 끌어내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다. 이 때문에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깝고 자신에게 숨어있는 다양한 자아의 발견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AE라는 직업이 더 어울릴 것이다.

 

실제로 내 주변에 ‘지금 하는 일이 내 적성에 맞는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영어로 일이란 Labor. 원래 러시아의 Lobota(로보타)의 Lobo(로보), 즉 ‘노예’에서 그 어원을 찾는다. 라틴어로 Labor(라르보)는 고역이나 고생을 의미하는 뜻이다.


일이란 적성도 가치도 아닌 고통으로 가득하다는 뜻이나, 그 고통스러운 일을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가 적성을 만들어낸다. 인간에게 기본적인 경제적 필요가 충족되고, 자신의 삶을 추구할 만한 시간이 허락된다면, 믿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주변 상황 때문이 아닌, 내적 자아가 원하는 일을 한다고 확신하는 시간이 분명히 올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See the Unsee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