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오래 다니는 사람의 비결
13년 차 직장인으로 나의 회사생활을 돌이켜보면 짧으면 2년 길면 5년 정도를 주기로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며 지내왔다. 물론 자발적인 퇴사가 아닌 팀 해체로 인한 퇴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더 이상 회사에서 버틸 수가 없어서 퇴사를 선택하곤 했다.
누구도 처음부터 2년만 다니고 퇴사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입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다 보니 퇴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직장인의 최후의 보루인 퇴사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면서 왜 어떤 사람들은 잦은 입퇴사를 반복하고 어떤 사람들은 한 회사에 10년 이상 다니게 될까 궁금해졌고, 거기서 발견한 차이점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은 회사에도 적용된다. 회사에서 못생긴 나무란 함은 업무적으로 그렇게 특출 나지도 않고 열정을 불태워 일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자기가 열심히 한 만큼, 잘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회사생활이라는 게 늘 내 성과나 기여에 적합한 보상이나 인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정을 불태우고, 몸과 마음을 축내면서까지 일할수록 퇴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물론 보상과는 상관없이 역량 자체를 높이는 데 몰두하고 싶은 사람이거나, 정확하게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해 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예외다. 하지만 현실 속 대부분의 회사는 그러지 못하다.
회사와 자신을 파트너 관계 정도로 봐야 어느 정도 자신을 지키면서 회사생활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심리적 자산이 마련된다. 영혼과 진심을 바쳐서 일을 하게 되면 훗날 현타,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회사생활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연결된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갖기까지, 혹은 퇴사 후 공백기를 갖다 보면 처음에 원했던 입사 조건들을 하나둘씩 내려놓게 되고 나중에는 '나를 불러주는 곳이라며 어디든 열심히 일하겠노라!'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바뀌게 된다. 입사 전에야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게 필요하지만 입사 후에도 이런 태도로 일하는 것은 빠른 퇴사를 부추길 뿐이다.
회사 또한 작은 사회이기 때문에 입사를 한 뒤에는 내가 피고용인으로서 갖는 권리를 잘 인지하고 적절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묵묵히 참고 넘어가게 된다. 가령 부당한 인사발령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을 겪고 괴로워하다 결국 퇴사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때그때 적절하게 왜 이런 인사발령이 났는지, 업무지시에서 참을 수 없는 부분이 무엇인지 자신의 의견을 현명하게 표하고 회사 또는 상사에게 의견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내 생각 및 의문을 표출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심리적인 면에서 해소되는 측면이 있고, 회사 및 상사가 이를 인지하게 함으로써 앞으로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묵묵히 꾹꾹 참는다고 해서 회사에서 당신을 기특하게 봐주거나 배려해주지 않는다. 내 경험상 아무리 나쁜 회사/상사라도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신경 써주었다.
회사에서 가장 호구 잡히기 좋은 사람들은 "일은 잘하는 데 내성적인 사람"이다. 회사라는 곳은 아무래도 생존을 위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 모인 곳이다 보니 가끔씩 정글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그런 정글에서 성과를 잘 내면서도 내성적인 사람은 공격 또는 이용의 대상이 되기 쉽다.
그러기에 자신의 성과를 상사든 팀 사람들이든 어느 정도 퍼트리면서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한 인정을 받기 원한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다들 자신의 업무를 하느라 바쁘기에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그냥 그 사람이 말했을 때 가졌던 분위기, 당당함만 기억하고 그게 사실일 것이라고 믿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고생해서 한 일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알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 묵묵히 계속해서 일만 한다면 팀장이든 같은 팀원이든 인정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성과를 위한 발판 정도로 이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열심히 한만큼 고대로 인정해 주고 알아주는 회사나 팀에 있다면 정말 행운이겠지만 현실에서는 내가 알아달라고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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