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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올프체스키 Dec 17. 2020

겨울을 노래하지 않는, 겨울에 듣기 좋은 겨울 노래

part-1, 시리즈가 몇이나 갈지는 알 수 없음.

당신의 겨울 노래 플레이 리스트가 궁금합니다~


겨울은 참 좋다. 손이 시리고 찬 공기가 몸을 감싸는 고통이 있지만, 그렇기에 포근함이 주는 행복감이 더 커지고 왠지 모르게 추억을 자극시키는 알싸한 공기 냄새도 좋고,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 괜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고 즐거운 일이 떠오르는 겨울 노래가 자주 흘러나와서 좋다.


누구나 자신만의 플레이 리스트가 있다. 플레이 리스트까진 아니라도 어떤 상황 어떤 분위기라면 이런 노래는 꼭 들어줘야 하고 함께 공감해 줄 때 느끼는 희열감이 있다. 그런데 그런 플레이 리스트와 추천 노래 리스트를 보다 보면 너무 뻔하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 본 나만의 겨울 노래 리스트. 겨울 노래라고 하지만, 겨울을 노래하지 않으면서도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노래를 선정해 봤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냥 좋은 노래 추천이라고 생각하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김현철 <열심>


처음 소개하는 노래 <열심>은 작년 2019년 발표한 미니앨범 'Fe`s 10th - Preview'에 수록된 곡이다. 촌스럽지 않은 8090 시대의 시티팝으로 근래에 재조명 받게 만든(재조명 받는다는 말이 너무 실례일지 모를 가요계의 대가이지만...) 앨범에서 특유의 차분함이 돋보이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겨울과 관련된 가사도 하나 없고 그런 멜로디도 아니지만,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옥상에서 달달한 믹스 커피 하나 들고 코끝을 찌릿하게 하는 찬바람을 맞고 있는 서글픈 남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노래를 들어보면 공감이 안 될지 모르지만, 그냥 나는 그렇더라

https://youtu.be/b3Pk68FAAXQ


H.O.T <졸업>

적어도 나에겐 겨울 앨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당시에는 조금 획기적이었던 계절음반 'SM TOWN'의 크리스마스 앨범이었다. 적어도 3집까지는 매년 나의 겨울을 책임지는 앨범이었던 추억...


어쨌든 SM TOWN의 시작이었던 1집 'Christmas in SMTOWN.com'에 수록된 H.O.T의 <졸업>은 제목 그대로 '졸업'을 앞둔 아마도 고등학생인 누군가의 아쉬움과 설렘을 담아낸 노래다. 노래에 담긴 감성만큼은 겨울과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졸업과 겨울은 관계가 없다고 볼 수도 없긴 하겠다

https://youtu.be/fHScVC9J3H


스웨덴 세탁소 <From. Paris>


'루나'라는 귀여운 여인네 이름을 자꾸 불러대는 노래. 특유의 한결같은 감성을 노래하는 스웨덴 세탁소의 <From. Paris>는 잔잔한 피아노 반주와 편안하게 들리는 보컬이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흔들 의자에 앉아 듣는 모습을 상상해 보게 하는 노래다. 겨울 노래 하면 왠지 이런 분위기가 잘 어울리기에 나뿐만 아니라 누군가도 겨울 노래 리스트에 항상 추가를 해놓는 그런 곡이 아닐까?

https://youtu.be/f62IiqWPRT4


원더걸스 <Saying I love you>


Tell Me를 시작으로 So hot - Nobody까지 연이은 히트로 가요계를 찢어놓았던 원더걸스의 2008년 타이틀곡 Nobody와 함께 수록됐었던 곡 <Saying I love you> 이 노래는 지금은 '핫펠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예은의 자작곡이다. 이 곡은 원더걸스라는 이름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너무나도 평이한 느낌이다. 마치 여고생들이 함께 노래방에서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가사 역시도 풋풋한 소녀의 수줍은 고백이 담겨 있는데, 귀에 콕 박히는 그런 노래는 아니지만 첫눈을 기다리며 고백할 날을 고대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겨울 노래로 생각하고 들어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 같다고 생각한다.

https://youtu.be/-IEDrtSVMm4


god <보통날>


god 특유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음악. 다른 많은 히트곡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6집 앨범의 타이틀곡 <보통날>이 단연 god스러운 노래라고 생각한다. 뮤직비디오만 보더라도 6집은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앨범이기도 하기에 발매 당시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노래는 god의 대표곡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노래를 겨울 노래로 꼽은 이유는 2004년 12월에 발표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다. 2004년 12월 군입대를 하는 날 기차에 몸을 싣고 손에 쥔 mp3에 전날 담아 놓은 <보통날>을 듣고 있는데 노래 파일이 잘못됐는지 갑자기 노래가 끊기면서 군가 '멸공의 횃불'이 나왔었다는 슬픈 전설이...


어쨌든 절대 잊을수 없는 개인적 경험이 담겼기에 겨울 노래 하면 <보통날>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입대할 때는 몰랐었지... 군대에서 그렇게 그리워 하던 것이 바로 군대 가기 전에 누리던 보통날이었다는 것을...

https://youtu.be/EiBsfvqGiT0


BTS <dynamite(holiday remix)>


방탄, 방탄... 30대 남자인 나에게 BTS는 워낙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인기 많고 자랑스러운 아이돌? 그냥 그런 정도였지만,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노래와 무대를 보고 왜 전세계가 방탄을 외치는지 알게됐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후로 매번 나오는 노래도 찾아 듣고 무대도 찾아 보면서 아미까진 아니어도 나름의 팬심을 갖게 됐다.


이런 BTS가 빌보드를 점령했던 역사적인 곡 <dynamite>의 겨울 버전을 선물처럼 선보였다. 리믹스곡을 선호하지 않고, 왜 굳이 리믹스를 했을까 싶은 노래들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 holiday remix는 잘 만든 리믹스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 같다. BTS가 최전성기를 이어가는 중이라 그런지 했다하면 대박이다...

https://youtu.be/y8pTFwksO7s

노래 자체는 겨울과 관련이 없겠지만, 크리스마스와 겨울, 연말의 감성을 리믹스에 오롯이 담아낸 종합 선물 같은 곡에 대한 소개를 끝으로 '겨울을 노래하지 않는 겨울 노래'의 첫 번째 part를 끝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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