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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올프체스키 Nov 27. 2015

'킁킁' 어디서 명곡 냄새 안나요?

강백수 <타임머신>

좋은 글이라는 것에 대한 기준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학술적 용어들. 내 지식을 뽐낼 수 있는 글이 잘 쓴 글이며 가치가 있다고 평가 받았다면, 지금은 짧고 굵게 그리고 '공감'을 더한 글들이 더욱 많이 읽히고 대중이 좋아한다. 어쩌면 짧은 글로 매력을 준다는 게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전자에 말한 글과 후자에 말한 글 중 어떤 글이 더 좋다는 뜻은 아니다. 그만큼 지금은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고 짧으면서도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는 말이다.


서두가 길었다. 앞서 말한'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아주 잘 녹여낸 아티스트가 있어서 오늘 소개하려 한다. 바로 시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강백수'이다.


그에 대해 소개하기에 앞서 어떤 우연적인 인연인지 몰라도 현재 출판사를 다니는 강백수의 오랜 팬인 본인과 우리 회사의 책을 낸 작가로 만나게 되었다. 생각하면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어쨌든 책마저 요즘 아주 잘나가니 더 기분이 좋다. 마케터인 나는 숟가락만 얹었을 뿐 실력 있는 편집자와 대중이 좋아할 내용을 담은 책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다.


어쨌든 강백수 그의 노래에 대해 소개하자면 팬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그만큼 일상적이고 누구나 다 생각해봤을 사소한 이야기로 노래를 만들어 내는 가수는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없다. 그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호평의 열에 아홉은 모두 가사에 대한 내용일 정도로 가사의 힘이 상당하다. 오늘 소개하는 노래 <타임머신>은 그의 노래 중 가장 사랑 받는 곡이자 모 포털사이트 '이 주의 발견'에도 소개된 1집 앨범 수록곡이기도 하다.


모든 곡을 추천하고 싶은 강백수 정규 1집 '서툰 말'

노래 <타임머신>을 소개하자면 가사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래 가사를 살펴보자.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 된다면 1991년으로 날아가 한창 잘나가던 30대의 우리 아버지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아버지 6년 후에 우리나라 망해요. 사업만 너무 열심히 하지 마요. 차라리 잠실 땅에 아파트나 판교 쪽에 땅을 사요. 이 말만은 전할거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면 사업으로 승승장구 하던 아버지에게 6년 후에 IMF로 나라가 망하니 차라리 땅이나 아파트를 사라고 말하고 싶단다. 시작부터 실소가 터진다. 멜로디도 흥겨워 다음 부분을 기대하게 만든다. 근데 이 노래 재미있고 흥겨운 노래일줄 알았는데...


"2013년에 60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너무 힘들어 하고 있죠. 남들처럼 용돈 한 푼 못드리는 아들놈은 힘내시란 말도 못해요. 제발 저를 너무 믿고 살지 말아요."


순식간에 듣는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이 노래는 2절로 넘어가면서 더욱 감정을 뒤흔들어 놓는다.


"어느 날 타임머신이 발명 된다면 1999년으로 날아가 아직 건강하던 30대의 우리 엄마를 만나 이 말만은 전할거야. 엄마 우리 걱정만 하고 살지 말고 엄마도 몸좀 챙기면서 살아요. 병원도 좀 자주 가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이 부분에서 강백수표 노래의 맛을 제대로 느꼈다. 우리가 평소에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어쩌면 너무 익숙하고 사소해 무의식의 저편에 있던 어떤 감정 혹은 어떤 말을 그는 꺼내는 재주가 있다. 이 땅의 모든 자식들이라면 부모님을 향한 저런 마음이 가슴 한 켠에 있지 않겠는가. 구구절절 부모님을 향한 마음을 설명하지 않고 그 부분을 '톡' 건드린 타임머신의 가사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뒤이어 나오는 부분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2004년도에 엄마를 떠나 보낸 우리들은 엄마가 너무 그리워요. 엄마가 좋아하던 오뎅이나 쫄면을 먹을 때마다 내 가슴은 무너져요."


실제 그의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불효자는 울기 때문에 눈물이 지어지려 하는 것일까? 어찌 보면 매우 평범하고 그저 그런 가사인데 왜 이 부분에서 그렇게 눈에 눈물이 고이려 했던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바로 '공감'의 힘이라 생각한다. 노래를 부르는 강백수의 마음이 느껴지고 전달 되면서 저절로 감정이입이 된 것 아닐까 싶다.


<타임머신> 외에도 다른 노래들 역시 말그대로 '심쿵'하게 만드는 가사들이 가득하다. 어떻게 보면 찌질해 보일 수 있는 노랫말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누구나 겪어 봤고 생각했을 이야기들이다. 더하거나 덜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노래를 들어보면 시인으로서 갖고 있는 그의 능력이 그대로 녹아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글을 마무리 짓기 전에 최근 우리 회사에서 출간된 <사축일기>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홍보라 생각해도 좋지만 정말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회사에 길들여진 가축을 뜻하는 신조어 '사축' 그런 직장인들의 애환을 있는 그대로 담은 책이다. 시중에 떠도는 자기계발서의 흔해빠진 충고와 조언이 아닌 "너도 이렇게 느끼고 다른 사람도 이렇게 느끼고 있으니깐 넌 잘못 사는 게 아니야" 라고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하고 푸념하는 장소를 제공하는 책이다.


다음 이미지를 보고 크게 공감을 했다면?!

책 한 권만 사주세요...

<우리 회사의 7대 불가사의>_사축일기 중
<5년 전>_사축일기 중

토니 안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책 출간과 비슷한 시기에 <남자사람>이라는 싱글도 발표했다. 책과 함께 노래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팬으로서 기분이 참 좋다. 그가 어떤 가수인지 말하자면 정말 길겠지만 글을 마무리 지으며 이 영상을 하나 소개하고 싶다. 그는 어떤 가수이며 어떤 철학으로 노래와 글을 쓰는지 느껴볼 수 있는 강백수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영상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진심어린 미소와 박수를 보내고 중간중간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들의 모습이 좋아. 자주 보곤 하는 영상이기도 하다. 꼭 한 번 보길 적극 권한다.


https://youtu.be/CxFecE30_Q4

강백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영상

#추천음악 #명곡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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