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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2주 살기'의 목적

한 달 살기는 무리인 직장인의 2주 태국

by 문돌이

회사에 다니면서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우는 건 직장생활의 사활을 걸어야 할 정도의 문제인 듯해서 2주를 선택했다. 한 달 뒤 내 책상이 남아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이전 브런치 글에 자세히 적었다.


https://brunch.co.kr/@moondol/143


태국 2주 살기라는 주제까지는 좋다. 그런데 왜 하필 태국을 선택했을까? 이유는 단순했다.


태국인 친구가 있어서


방콕에 살고 있는 태국인 친구의 이야기를 하려면 1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학비를 직접 벌던 가난한 대학 시절 이야기다. 당시 인도에 살고 있던 친척이 영어 공부를 위해 올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인도로 어학연수를 간다고?

question-2736480_1920.jpg https://pixabay.com

지금도 인기 있는 어학연수 국가는 아니지만 10년 전에는 정말 생각도 못했던 나라였다. 인도하면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었다는 사실과 카레, 히말라야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였다. 숙식을 제공해준다는 친척의 말에 그동안 번 돈을 모두 끌어모아 인도로 떠났다.


명색이 어학연수이니 대학교 어학당 6개월 코스를 등록했다. 어학원 등록을 하고 바로 레벨 테스트를 받았다. 결과는 위에서 2번째 반이라고 했다. 말하기 테스트였다면 더 형편없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토익과 유사한 형태의 객관식 시험이었다.


수업을 시작하면 반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어학당 측에 재시험을 요구했다. 한 번 본시험이라 문제 유형을 알고 있었기에 꽤 높은 점수가 나왔고 가장 높은 반으로 옮겼다.


이번 태국 2주 살기의 가장 큰 목적은 인도 어학연수에서 함께 공부하고 여행했던 태국 친구 2명을 모두 만나는 거다.


children-817365_1920.jpg https://pixabay.com

인도에 체류한 기간은 총 8개월이다. 태국 친구들과는 6개월 코스 중간중간 그리고 코스를 수료 한 뒤 여행을 함께 했다. 어학당 수료증을 받으려면 70% 이상의 출력률과 매달 보는 시험에서 Fail을 받지 않아야 했다.


친구들과 나는 이 조건을 적극(?) 활용해서 70.5%만 출석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나머지는 근교부터 시작해서 가는데만 24시간이 걸리는 먼 지역까지 돌아다녔다.


인도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씩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몇 년 이내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모두 바쁜 나날을 보냈다. 10년 사이 나는 대학 졸업 후 군대에 갔고 제대 후에는 바로 입사를 했다. 그리고 한 번의 이직을 하고 적응하느라 바빴다.


어느 날 이제는 정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두 명의 친구 모두 몇 년 전부터 외국 생활을 마치고 태국 방콕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명은 언제 다시 해외로 떠날지 모르기에 좀 더 일정을 앞당겼다.


10년 만에 외국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 어떤 느낌이 들까?


나는 신입생 티를 겨우 벗은 대학생에서 30대 직장인이 되었다. 10년 만에 다시 만나도 그 당시 함께 있기만 해도 즐거웠던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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