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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친구가 추천하는 방콕 사원은?

한 달 살기는 무리인 직장인의 2주 태국

by 문돌이

태국 아유타야 여행 글 이후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https://brunch.co.kr/@moondol/164


태국 2주 살기를 하면서 현지 친구의 도움을 받아 큰 불편함 없이 지냈다.

10년 전 인도에서 만났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주 살기의 시작을 태국으로 결정한 계기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유적지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태국 친구가 사원 투어를 시켜주겠다고 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러서 BTS를 타러 갔다. 목적지는 태국 친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학생 전용 기숙사 건물이었다. 뜬금없이 기숙사로 향한 건 이유는 비는 방이 하나 있어 일주일 동안 무료로 빌려주겠다는 제안 때문이다.


태국은 숙박비가 저렴한 나라 중 하나이다. 몇 만 원이면 꽤 상태가 좋은 숙소를 구하는 게 가능하다. 게다가 내가 머무르던 호스텔은 하루 1만 원 밖에 하지 않았다.


그래도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현지인과 같은 환경을 경험해보기 위함이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에서 지내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었다.


기숙사에서 친구를 만나 방을 구경하고 사원 투어를 시작했다.

오늘 이용할 교통수단은 무려 로컬버스!


태국은 택시 비용이 저렴해서 단기 여행자들은 대부분 택시를 이용한다.

태국에서 택시를 이용하려면 그랩(Grab) 앱을 사용하는 게 좋다.


서비스 방식은 우버와 거의 동일하다.

그랩은 현지화에 맞게 오토바이 택시도 호출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버와 그랩이 경쟁을 했지만 그랩이 우버를 삼키면서 동남아 지역 차량 공유 서비스의 절대 강자가 되었다. 우버는 동남아 지역에서 철수하는 대신 그랩의 지분을 받았다.


하지만 오늘은 철저하게 로컬 버스만으로 사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투어의 처음은 왓포 사원이다. 왓포 사원은 왕궁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어 교통편이 편리하다.

왓포 사원에는 태국에서 가장 큰 와불상이 있다.


이 와불상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왓포 사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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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가 15m이고 길이는 46m에 달하는 와불상은 너무 커서 사진 한 컷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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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전까지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인 왓 아룬(새벽사원)으로 향한다.

왓포 사원의 입장료는 100바트이고 입장권에 생수 한 병이 포함되어 있다.


왓 아룬은 새벽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왓 아룬은 왓포 사원에서 지도상으로 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약 5분 정도 강을 건너야 한다.


https://goo.gl/maps/BX62NoG8UoA2


왓 아룬(Wat Arun)은 높이 82m 탑이 있어 멀리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방콕의 대부분은 평지라서 조금만 높은 장소에 가면 멀리까지 잘 보이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다.


이 사원이 새벽사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톤부리 왕조를 세운 딱신 장군이 버마(미얀마)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니 새벽 동이 트고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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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바라보면 아찔할 정도로 높은 탑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계단을 통해 조금 더 높이 걸어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계단 초입부터 막혀 있다.


왓포 사원과 왓 아룬에 이어 다음 코스는 왕궁&왓 프라깨우다. 왕궁은 자주 들어봤지만 왓 프라깨우는 생소했는데 태국 친구가 에메랄드 불상이 있는 사원이라고 귀띔을 해주었다. 정확히는 에메랄드가 아닌 옥으로 만든 불상이고 에메랄드 사원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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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의 입장료는 무려 500바트(당시 환율 1바트 33원)으로 유적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자들은 밖에서만 보고 입장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격은 부담이 되었지만 그래도 한 번은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돈을 지불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참고로 내국인과 외국인인 들어가는 입구가 다르다.

내국인은 무료입장이며 소지품 검사도 간단히 통과지만 외국인은 500바트를 지불하고 소지품 검사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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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랗게 500바트 금액이 쓰여 있고 아래는 운영시간이 적혀있다. 오후 3시 30분으로 일찍 문을 닫는 편이니 일정을 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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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사원을 다 보고 왕궁으로 이동했다.

왕궁은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고 꽤 현대식으로 지어진 느낌을 받았다.


과거에는 태국 왕이 거주하던 궁전이지만 라마 8세가 왕궁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다음 왕은 다른 궁전으로 거처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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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팠지만 친구가 열정적으로 안내를 해줘서 힘든 내색 없이 마지막 코스로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락무앙기둥사원은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이다.

이름 그대로 사원 가운데에 기둥이 있는 사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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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태국인들이 기둥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기도를 하고 있었다.

왕궁만큼 북적거리지 않았고 더욱 경건한 분위기였다. 조금 쉬어갈 겸 구석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태국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면 기념으로 기둥 사원을 짓는다고 한다.

단순한 기둥이 아니라 도시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아침부터 저녁 전까지 하루 종일 사원 투어를 했다.


왓포 사원 - 왓 아룬(새벽사원) - 왕궁&왓 프라깨우 - 락무앙기둥사원


사원 투어를 마치면서 태국 친구는 태국에는 사원이 정말 많아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다 비슷해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가장 유명한 사원 위주로 구경을 시켜주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원 구경을 하면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사원을 둘러보며 내가 역사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했는데 자신도 자세히는 모른다며 나를 가이드 투어 일행 쪽으로 데리고 가서 설명을 듣게 했다.


농담으로 너도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지 알 수 있는지 물었더니 웃으면서 나에게 한국에서 유명한 사원이 어딘지 되물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절이 해인사라서 답변을 했더니 그럼 그 사원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했다.


팔만대장경..


한국사 1급 자격증이 무색할 정도로 해인사에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친구는 웃으면서 자신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하면서 이참에 다시 기억을 하겠다고 팸플릿을 두 개 가져와서 한 장을 나에게 주었다.


한 나라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과거에 대해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된다.

현대화된 방콕이 아닌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쓴이 : 문돌이

연락처 : moondolit@gmail.com

티스토리블로그 : http://improver.tistory.com/category/%EC%97%AC%ED%96%89%28Travel%29/201801_%ED%83%9C%EA%B5%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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