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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없는 쉐어하우스의 여름

어떻게든 이번 여름만..

by 문돌이

쉐어하우스에 거주한 지 어언 2년이 되어간다.

지옥 같은 2017년의 여름을 넘기고 벌써 2018년이 되었다.


2018년 목표 중 하나가 여름이 오기 전에 이사하기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나는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다.


미디어에서 열심히 홍보해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쉐어하우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외로운 도시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줄 새로운 인연 혹은 로맨스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실제로는 남녀가 함께 지내는 쉐어하우스는 운영이 어렵다. 남성 전용 쉐어하우스보다는 여성 전용 쉐어하우스가 많다. 남녀가 한 건물에 있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층이 분리되어 있다.


미국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그런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쉐어하우스보다는 한국식으로 상업화된 쉐어하우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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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내는 쉐어하우스는 여러 장점이 있다.


1. 가격이 저렴하다

보증금만 조금 적을 뿐 원룸 월세에 육박하는 요즘의 쉐어하우스와 달리 관리비 포함 월 23만 원이라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쉐어하우스로 포털사이트에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이 금액이 얼마나 저렴한 지 알 수 있다.


방 크기가 조금 작기는 하지만 한 방에 2층 침대가 2개씩 들어있는 게스트하우스 같은 쉐어하우스 구조는 아니다. 최소한 1인 1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2. 관리인이 있다

쉐어하우스를 운영할 때 중요한 관리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공동구역이다. 주방, 거실 그리고 화장실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잘 분배하느냐가 쉐어하우스 사업 성공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청소 및 당번과 관련한 분쟁으로 입주자들이 쉐어하우스를 떠나버리는 일이 발생하면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SNS를 통해 이러한 분쟁이 외부로 퍼진다면 치명타이다.


거주하는 쉐어하우스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혜택을 받지 않았고 홍보글도 아님에도 홍보 같은 느낌이 좀 들기는 하지만 내가 지내는 곳에는 관리인이 있다. 주방과 거실 그리고 화장실 청소와 분리수거까지 관리인이 처리를 해주기에 매우 편리하다.


내 방만 청소를 잘 하면 되고 주방에서 조리를 할 경우 설거지만 하면 그 외에 더 정리할 부분이 없는 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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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일한 단점을 이야기해보자.

제목처럼 에어컨이 없다는 게 거의 유일하면서 엄청난 단점이다.

장마가 금방 끝나고 매일 최고온도를 갱신하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정말 최악이다.


에어컨 없는 집에서 지내는 건 곤욕이다.

개인 방뿐만 아니라 거실에도 에어컨이 없고 야간의 실내 온도는 바깥보다도 높다. 약 2년 전 처음 쉐어하우스에 입주할 때는 가을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 여름이 오기 전에 입주를 하려 했지만 재테크에서 손실이 발생하여 내년 여름 이전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목적은 나중에 내가 직접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살면서 사업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직접 겪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잘 살린다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거라 본다. 그때가 되면 회사의 겸업금지 조항에 대해 다시 자세히 분석해야겠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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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하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건설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파트 단지 건축 시 쉐어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는 세대를 별도로 분양하고 있다. 쉐어하우스용 세대의 경우 방마다 화장실이 있는 구조가 많다. 공용 화장실 사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까지 붙잡기 위함이다.


쉐어하우스가 돈이 된다는 정보를 듣고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수익성이 악화된 게스트하우스도 쉐어하우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어 시장은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변해가지만 다른 쉐어하우스와 차별화된 아이템이 있다면 아직까지 길은 있다고 본다.


나 또한 단순히 거주공간을 제공하는 쉐어하우스가 아닌 사업아이템을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식의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ps)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게 된다면 1순위는 무조건 에어컨이다.

- 30도가 넘는 날씨에 쉐어하우스에 들어가지 못하고 카페에서 글을 쓰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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