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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Dec 12. 2018

대기업 퇴사 사유 뭐라고 말하지?

“너 때문에 퇴사한다 이 개나리야”

"저 퇴사하겠습니다"
"그러세요"
“ㅂㅂ”


 이렇게 퇴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 퇴사하겠습니다"
“왜? 일단 회의실로 따라와”
“아놔…”



 퇴사한다는 한 마디로 쿨하게 회사를 나올 수 있다면 좋겠지만 회사에서 깽판을 치지 않은 이상 순순히 보내주지 않는다. 특히 대기업 퇴사할 때는 의외로 많은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회사에 따라 규정은 다르지만 일단 미리 통보를 해줘야 한다.


"개인적인 사유로 퇴사하려 합니다."
"어떤 개인적인 사유인데?"
“아놔…22222222”


 일개 직원 한 명이 그만둔다고 회사에 영향은 없다. 특히 수 백, 수 천명 혹은 그 이상의 직원이 있는 회사라면 다른 누군가로 대체하면 그만이다. 생각보다 퇴사자의 자리는 쉽게 잊힌다. 저 사람이 없으면 일이 안 될 것 같았는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떻게든 돌아간다.


 그래도 미리 퇴사를 통보해야 하는 이유는 공석이 생기는 만큼 회사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퇴사를 언급하고 나면 본격적인 퇴사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퇴사 통보와 동시에 무한 면담이 시작된다. 평소 작성하던 기안서의 결재라인을 따라 1:1 면담이 이어진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업무가 맞지 않아 퇴사한다고 말하면 "지금 하는 일이 맞지 않으면 내년 인사이동 때 부서를 옮겨 줄 게 조금만 참아"라는 말도 단골 퇴사 면담 멘트다. 실현 가능성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을 많이 한다.


 "저 몸이 안 좋아진 것 같아서요"
 "그럼 병가 내줄 테니 좀 쉬다 와"
 '아놔…33333333'

 단지 부서를 옮기고 싶거나 잠시 쉬면서 충전을 하고 싶다면 이 정도에서 타협하면 됩니다. 타협한다고 실제 실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너 때문에 퇴사한다 이 개나리야


 라고 말하기는 그렇고 다른 마땅한 이유가 없을 때는 '일신상의 사유로 인한 퇴직' 이 된다. 대신 일신상의 사유로 퇴사를 하면 실업급여는 받을 수 없다.


 이직에 성공해서 퇴사하는 경우에는 사유가 명확하니 큰 고민이 필요가 없다. 말할 때는 떨리지만 그래도 괜찮다. 문제는 일이 싫거나 사람이 싫은 경우인데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퇴사 사유로 말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중간한 사유를 대면 회유의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다 보니 네가 뭔데 퇴사를 종용하냐"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절대 퇴사를 권하는 글은 아니다. 나 또한 월급 없이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다만 퇴사 사유를 말할 때 “너 때문에 퇴사한다 이 개나리야”라고 한 판 하는 건 말리고 싶다. 대학원, 유학 등을 다른 퇴사 사유를 말하는 게 미래를 위해 좋다. 왜? 인생이란 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또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글쓴이 : 문돌이

연락처 : moondoli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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