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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Jan 13. 2019

문과 출신으로 대기업 IT 직군 채용 준비하기

Chapter 3 문과 출신으로 개발자 취직하기

 IT 국비지원 교육 수료가 6월 말이라 대기업 공채를 준비하기에는 애매한 시간이었다. 코딩 공부를 한 지 3개월 즈음 상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됐다. 그냥 상반기를 날리기는 아쉬운 마음에 여러 기업에 지원을 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시 상반기 공채는 깔끔하게 포기하는 게 맞았다.


 상반기 채용에서 모두 탈락한 결과론으로 말하는 건 아니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3개월 교육을 받던 당시 이제 기본 공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Java 언어를 배우고 있던 시기다. 아직 교육 중이라 수료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대기업 지원서를 작성한 건 자기소개서 쓰는 연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던 채용은 삼성 SCSA 였다. SCSA란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의 약자로 한국형 스티브 잡스를 육성하기 위해 야심 차게 도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양성 프로그램이다. 처음 에는 이공계생은 지원할 수 없었지만 이후 수학, 물리, 화학과 같은 순수과학 분야 전공자도 지원이 가능해졌다. 인문학적 사고, 순수 과학 분야 지식을 IT와 결합하는 융합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다. 1기 채용보다는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꾸준하게 채용을 하는 직무이고 매년 경쟁률과 적성검사 커트라인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출처: https://pixabay.com

 

 실력도 쌓지 않은 상황에서 상반기 준비를 병행한 결과 다른 수강생과의 실력 차이가 벌어지는 상황만 초래했다. 그 격차는 꽤 커서 과정을 수료한 순간까지 다 메워지지 않았다. 수료 전에 채용이 확정되는 케이스도 가끔 있지만 교육 이수 기간에는 공부에 집중하는 게 결과가 더 좋았다.


 문과 출신으로 대기업 IT 직군 공채 지원 시에는 모집 요강을 자세히 읽어봐야 한다. IT 직군 지원대상에 컴퓨터 공학 또는 소프트웨어 전공자라는 항목이 있다면 정성스럽게 지원서를 작성해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전공 제한이 있는 대기업에도 지원을 해봤지만 서류 통과율은 0%였다.


 요즘은 IT 직군이지만 전공 무관이라 쓰여있는 공고도 종종 보인다. 우대사항으로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쓰여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은 지원 가능 리스트에 추가하면 된다. 같은 조건이면 전공자를 우대하겠다는 말이라 서류 통과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0%는 아니었다. 전공자 말고도 국비지원 교육 수료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회사도 있었다. 개발자로 일하게 된 첫 회사의 모집 요강에도 국비지원 교육 수료자도 우대 항목에 포함되어 있었다.


사진출처: https://pixabay.com

 뒤에서 중견 또는 중소 SI/SM 업체나 ERP 업체 그리고 설루션 회사 지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이 글에서는 굳이 대기업 지원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있다. 문과 출신으로 대기업 IT 직군 취업이 가능한 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데 '힘들지만 제로 확률'은 아니다.


 삼성 SCSA는 인문계 전공자들끼리 경쟁을 해서 선발되는 채용 프로세스이고 내 경우에는 외국계 대기업에 전공자들과 경쟁을 해서 합격을 했다. 처음 대기업 IT 직군에 합격했다고 글을 썼을 때 당신은 100명 중 1명 있을까 말까 한 케이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탈락한 나머지 99명과 앞으로 대기업 IT 직군을 목표로 하는 지원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는다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일단 100명 중 1명 있을까 말까 한 케이스인 건 사실이다. 합격 후에 경쟁률이 100대 1 정도였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헛된 희망을 준다는 부분에는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문과 출신으로 대기업 IT 직군에 지원했기에 더 힘든 준비과정이었지만 IT 직군이 아닌 일반 문과 출신이 지원할 수 있는 직군에 서류를 넣어도 경쟁률이 100대 1은 넘기 때문이다. 가능성이 낮다고 무작정 헛된 희망이라고 포기하기보다는 노력하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도 일할 수 있다는 취지라는 답변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IT 전문 대기업 코딩 테스트는 합격이 어려울 거란 판단으로 일반 대기업 위주로 지원을 했다. 문과 출신이지만 전공자와 코딩, 알고리즘 테스트로 경쟁을 해도 자신이 있다면 네이버, 카카오 등 IT 전문 기업에도 충분히 지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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