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기업 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차 그룹 대졸 공채 폐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왔어요.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금까지 다른 대기업과 동일하게 1년에 2회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는데요. 이걸 52년 만에 없애고 직무 중심의 상시채용 절차로 바꿨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현대차 그룹에서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여기서 두 가지 단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먼저 '융합형 인재'란 특정 한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스티브 잡스가 자퇴 후에도 대학에서 캘리그래피 수업을 들은 후 컴퓨터에 접목시킨 이야기는 이제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아시죠?
다음으로 현대차 그룹은 '적시'에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상시채용으로 전환했다고 했는데요. 1년에 2회 정기적으로 약 1만 명의 채용을 하다 보니 필요한 때에 인력이 충원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여러 고민이 되기 마련인데요. 상시 채용을 하게 되면 채용인원을 줄이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되겠죠? 현대차 그룹에서는 채용인원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지만 상시 채용이라는 게 적합한 인원이 없으면 지원자를 뽑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두 번째는 '신입'이 채용될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우려인데요. 상시채용으로 해당 직무에 적합하고 '적시'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취지 대로라면 관련 업무 인턴 경험자나 중고 신입이 아무래도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차 그룹이 대규모 공채에서 상시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변경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채용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1차에서 서류로 거르더라도 현대차 인적성 검사인 HMAT을 보는 인원만 수만 명이고 면접 프로세스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다음으로 신입사원을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겠지요. 상시 채용으로 '적시'에 필요한 인원을 선발하게 되면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턴 경험자나 중고 신입이 채용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에 비해 적은 교육비를 들이고 바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해집니다. 대기업 그룹 공채로 들어가면 처음에 교육만 수개월 받게 되고 각종 신입 교육 및 OJT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난데 꽤 절감이 가능하겠죠?
물론 이런 상시채용이 모두에게 불리한 건 아닙니다. 현대차 그룹이 필요로 하는 직무에 맞춰 준비를 했거나 경력을 쌓았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정말 '쌩 신입'이 갈 곳이 더 줄어드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네요.
취업도 대학 입시처럼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정보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정된 학창 시절 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원하는 직무를 찾고 그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서 좋은 결과가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