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의 명암
오늘은 아프리카로 도주한 모 P2P 업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하는데요. 이미 뉴스 기사가 많아서 굳이 모 P2P 회사라고 할 필요도 없겠네요. 회사 이름은 펀듀입니다.
P2P는 peer to peer, 즉 개인 간 대출을 말하는 용어이고 P2P 플랫폼 회사는 다수의 투자자와 대출을 필요로 하는 차주를 연결시켜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이 업체의 대표는 투자자의 투자금을 돌려 막기 하다가 해외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남씨가 아프리카 등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그리고 남씨가 검거되었다는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 모임에 의하면 남씨는 지인이나 친척 등을 통해 해외에서 체류하는 비용을 계속 받고 있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이건 저도 피해자 카톡 방에서 봤던 내용일 뿐 정확한 사실 관계는 알지 못합니다.
펀듀는 한 때 P2P 업계 3위까지 올라간 상위 업체였습니다. 누적 대출액이 700억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요. 핀테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P2P 역시 핀테크 산업을 이끌어갈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도 여기에 꽤 많은 돈을 투자했는데요. 투자 초기에는 정말 약 16%의 수익금을 받았습니다. 세금을 떼도 세후 10%가 넘는 수익이었죠.
반신반의했지만 계속 정상적으로 원금이 상환되니까 투자금을 늘렸습니다. 그리고 결국 대표의 아프리카 도주로 돈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렇게 공개를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고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펀듀 이외에도 손해를 본 회사가 있는데 다음에 또 소개하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막판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모집 상품이 등장해서 의심을 갖고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펀듀에만 약 천만 원 정도 투자를 했는데 이상하다고 느낀 시점부터는 재투자를 하지 않아 피해금액을 600만 원 대로 막을 수 있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정말 엄청난 손해였습니다. 지금까지 P2P 투자를 통해 번 수익이 약 700만 원 정도인데 수익금을 다 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나마 많은 업체에 분산을 해두어서 더 큰 피해는 막았습니다.
P2P 투자는 대안금융의 형태로 많이 이야기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1 금융권인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2 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 시장입니다. 모든 경우는 아니겠지만 많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원리금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명시는 하지만 리스크가 없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은행 금리보다 조금 더 벌어보려다가 원금을 날리면 복구가 잘 안 됩니다. P2P 투자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정말 깊게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P2P 상품은 고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