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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Dec 25. 2019

직장인 1억 모으기 32살에 달성해보니

집을 갖고 싶다

 2019년 12월 월급을 받아 드디어 순자산 1억 모으기 목표를 달성했다. 2020년으로 넘기고 싶지 않았던 목표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냥 1억을 모으고 싶었다.


 가끔 읽는 재테크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처음 천만 원 모으기가 어렵지 이후 이천, 삼천 늘려가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는 내용이었다.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잘 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돌이켜보면 괜히 어설프게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한 게 손해였다. 어설픈 재테크 공부로 고위험 상품에 손을 댓다가 손실도 꽤 보았다. 차라리 예적금만 했으면 1억 모으기 계획은 훨씬 더 빨리 달성했을 거다. 하지만 평생 예적금만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보면 미래의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수업료였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지나간 시간과 돈은 어쩔 수 없는 것.



 1억을 모으기 위해 올 한 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한 달 전기요금이 1,100원 나올 만큼 절약도 해봤고 난방 대신 전기장판으로 버틴 날도 많았다. 옷을 한 벌도 사지 않겠다는 목표도 달성을 며칠 앞두고 있다. 정말 양말 한 켤레 사지 않고 1년을 보냈더니 낡은 옷과 입지 않는 옷들이 꽤 정리가 됐다. 밑창이 떨어지려는 신발도 두 켤레나 있어서 2020년이 되면 신발부터 구매 예정이다.


 1억은 굉장히 큰돈이다. 한 달에 생활비로 100만 원을 쓴다면 이자를 제외하고도 8년 4개월이나 생존 가능한 금액이다. 이자 수익을 더하거나 한 달 생활비를 좀 더 줄인다면 생존 가능 기간은 더 늘어난다.


 한 달 생활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정하기 어려워서 내 생활비 기준으로 잡았다. 올 한 해 가계부를 적어 보니 식비, 차비, 공과금, 보험료, 휴대폰요금, 경조사비 등을 포함한 총생활비가 월평균 100만 원 미만이었다.



 하지만 서울의 부동산 가격을 생각하면 1억은 큰돈이 아니다. 10억, 20억 그리고 강남에는 30억이 넘는 아파트도 있다. 10억이 넘는 아파트 가격을 볼 때마다 내 노동의 가치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1억을 모았지만 달성하는 순간에 생각보다 큰 감흥이 없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1억은 상상도 못 할 금액이었는데 덤덤한 느낌이다. 1억이 있다지만 대부분은 5평 원룸 전세에 들어있어 그럴 수도 있다.


 2020년 목표는 투룸 빌라 전세를 위한 돈을 좀 더 모으는 거다. 지금 살고 원룸은 5평이라 집에 오래 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든다. 가끔은 집보다 집 앞 스타벅스가 마음이 편할 때도 있다. 아파트는 아직 꿈도 못 꾸고 투룸 빌라를 알아보니 2억 정도 선에서 매물이 있었다.


 투룸 빌라 전세를 2억이라 가정하면 아래와 같은 공식이 나온다.

2억(전세금) - 1억(자산) - ? (추가 저축액) = 대출 예상금액


 내가 가지지 못한 10억, 20억짜리 아파트를 보며 낙심하기보다는 일단 한단계씩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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