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대 편입 후 드디어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졸업 요건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시면 됩니다.
https://brunch.co.kr/@moondol/314
저는 2012년에 첫 번째 학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2020년에 두 번째 학사학위를 갖게 되는 셈인데요. 이미 학사학위가 있음에도 어째서 방통대에 편입을 했을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는데도 석사가 아니라 다시 학사 편입을 해서 직장과 공부를 병행한 이유가 뭘까요?
크게는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씩 설명을 드릴게요.
1. 비전공 개발자라는 콤플렉스
문돌이라는 필명처럼 저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습니다. 사회학만으로는 취업이 힘들겠다는 판단으로 경제학부 국제통상학과를 복수 전공했고요. 어쨌든 IT 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대학시절을 보내고 취업을 합니다.
운 좋게 대기업에 취업을 하지만 1년 3개월 만에 그만두고 개발자가 되겠다며 국비지원 학원에 등록을 했지요.
6개월 간 개발 공부를 한 뒤에 개발자로 전직을 하게 됩니다.
IT 관련 학과에서 4년을 공부한 친구들도 개발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고작 6개월 배운 저는 더더욱 힘들었겠죠. 전공이 아니라 서류 통과도 쉽지 않았습니다. 운 좋게 면접 전형까지 올라가도 전공이 아닌데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은 무조건 받았습니다. 수많은 탈락 끝에 딱 한 곳의 회사에 합격을 했어요. 수십 개 회사에 탈락하더라도 낙심하지 마세요. 결국 한 곳만 합격하면 됩니다.
회사의 환경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어요. 좋은 사수와 선배들이 아니었으면 과연 버틸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비전공인 저를 받고 싶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더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실력이 조금씩 늘어갈수록 6개월의 개발 공부가 부족하단 걸 깨닫게 됩니다. 건물을 올리는데 기초공사를 제대로 안 해서 층이 높아질 때마다 휘청휘청하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실수를 하거나 모르는 게 있을 때 "아 쟤는 전공이 아니라서 모르나 보다"라는 말을 듣기도 싫었고요.
기초를 쌓을 방법을 고민하다 방통대를 선택하게 됩니다.
2. 전공지식 획득
인터넷에는 없는 게 없습니다. IT 기초를 쌓기 위한 커리큘럼은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 나와요. 하지만 혼자서 무작정 독학을 하기에는 제한사항이 많아 보였습니다. 동기부여도 힘들고요. 겨우 들어간 회사를 또 그만두고 컴퓨터공학 석사 입학을 하기엔 기회비용이 너무나 컸습니다.
이왕이면 대학의 정규 코스를 밟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방통대 입학을 알아봤습니다. 방통대도 편입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이미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저는 3학년부터 시작이 가능했어요. 제 상황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교양과목은 최소로 하고 전공 수업 위주로 4학기만 공부하면 졸업 요건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3. 이민 (현재는 계획 변경)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에 푹 빠졌었습니다. 과거형이죠? 현재는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개발 실력을 쌓아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일을 안 하고 여행만 하면 더 좋겠지만 돈이 있어야 여행이 가능하니까요.
한국에서의 삶도 좋지만 개발자로서 더 인정받고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민도 고려를 했었습니다. IT 이민의 경우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IT 관련 학위와 경력 그리고 영어가 필요합니다. IT 관련 학위가 없다면 훨씬 더 많은 경력을 필요로 하더라고요. 이민에 필요한 점수를 최대한 빨리 충족하기 위해 방통대를 선택했습니다.
과거형으로 서술한 이유는 계획이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전 회사는 외국계라서 좀 더 해외에서 일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다시 국내 회사로 이직을 한 상태이지요. 이민도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방향으로 목표를 변경했습니다.
목표는 변경했지만 이미 방통대 수업을 다 들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보자는 생각으로 졸업까지 앞두게 되었습니다.
방통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다고 제 인생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습니다. 지금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제가 방통대에 입학한 줄도 모릅니다. 이력서에도 안 썼거든요.
회사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니 시간이 부족해서 결국은 벼락치기 2년을 보낸 듯합니다. 그렇게 심도 있는 공부를 한 느낌도 들진 않지만 적어도 IT 관련 지식이 늘어난 기분은 듭니다. 조금은 성장한 거 같아요.
노력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는 이상 노력이라도 해야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라도 생깁니다.
다음에는 방통대의 장점, 방통대에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콘텐츠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