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실리콘밸리 관련 좋은 책 발견!
이번 주엔 퇴근 후 틈틈이 책을 한 권 읽었는데요. 요즘 짜깁기식 양산형 책과는 다른 분위기라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단락을 가져와서 붙여 놓은 책의 특징은 완독까지 얼마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슥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1시간이면 빠르게 문맥 정도는 파악할 정도로 읽습니다. 정말 필요한 포인트 정도만 숙지하고 책을 내려놓는 편이에요. 당연히 그런 책은 구매하지 않습니다.
최소 5번 이상 반복해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가
라는 게 제 책 구매 기준입니다. 5평 단칸방에 살다 보니 책을 사도 놓을 자리가 없기도 하고요. 실리콘밸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개발하는가 라는 책은 서평 제안을 받아 책을 제공받았는데요. 책에서 설명하는 케이스와 이론들을 한 번에 이해하는 게 불가능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이미 2번을 읽었음에도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해서 3번째 반복해서 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5번 이상 보게 될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실리콘밸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코딩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코딩 관련 책은 기술서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하고 좋았어요.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로 일을 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개발과 영어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저자는 일을 시작하자마자 단지 기술만 알아서는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로 생존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프로그래밍은 기본이고 내가 만든 서비스에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인문학적인 요소, 심리, 통계, 프로젝트 매니징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도 결국은 직장인임에도 일과 삶의 균형, 높은 급여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꿈, 목표를 위해 달려드는 사람이 모인 곳이라는 내용이었어요. 물론 모두가 그럴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당장의 편안함보다 미래를 보는 성취지향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건 큰 의미를 가집니다.
동료 압박(Peer Pressure)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치열하게 젊음을 사는 사람들은 밤이고 주말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자기 계발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당연히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실리콘밸리에는 지금도 수많은 회사가 생기고 없어집니다. 내 또래의 주변 동료들이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걸 보면서 나는 편하게 쉬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볼까 했더니 책의 뒷면에 5가지 카테고리로 정리가 되어있네요.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야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찾아내는 노력도 필수입니다.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특성은 조금 다릅니다. 세상의 변화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을 해야 하고 좋은 서비스가 있다면 프로토타입부터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가능성이 보인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서비스를 성장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투자를 받고 회사를 운영하다 최적의 시점에 내려놓는 용기를 발휘하면(일명 엑시트) 이제 당신은 남은 여생을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아 내가 실리콘밸리에 진출해서 사업을 해서 성공했어!!라고 자랑하며 끝나는 책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생태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사업의 모든 부분에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하고 사회, 경제, 심리학적 이론을 접목시켜 분석과 해석을 한다는 부분도 인상 깊습니다.
꼭 실리콘밸리가 아니라도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어요. 책의 내용이 심오하기 때문에 저처럼 여러 번 읽게 되겠지만요. 물론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하는지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