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조피디의 에세이집
2004년 발매한 '친구여' 라는 노래는 당시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주구장창 락발라드만 듣고 있다가 새로운 장르에 눈을 뜬 계기가 된 곡이다. 시간이 흘러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 다시 들은 이 노래는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당시 젊었던 조피디가 세상 다 살아본 듯한 감성의 들으면 들을수록 와닿는 가사를 썼다는 점에 놀랐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조피디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책 제목에 바로 책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은 가수 조피디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유년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고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한다.
책의 구성이 좋았던 건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에세이 중간중간에 인터뷰를 하듯 대화 형식으로 쓰여진 부분들이 있어 책이 더 자연스럽게 읽혔다.
조피디의 데뷔 방식은 획기적이었다. 대형 음반사에서는 당시 음악 주류와는 다르게 랩이 많고 욕설이 있다는 이유로 음반을 내주지 않았다. 노래에 대한 규제가 훨씬 심한 시절이었다. 결국 그는 PC통신 자료실에 음반을 업로드 했는데 1주일 만에 10만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자 조피디를 거절했던 음반사들의 연락이 폭주했고 그렇게 데뷔를 하게 됀다. 지금으로 치면 유튜브에 노래를 올린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이 많았다. 직업에 대한 확고한 프로 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하도 많이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 이유로 그렇지 않으면 주변의 시선에 위축되기 때문이라는 말을 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조피디는 실행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다. 이런 경우 최근에는 일단 실행을 하는 방식을 많이 채택한다. 예측이 어려운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기획과 분석만 반복하는 과정을 일단 보류하고 우선 실행을 한다. 당연히 실행 과정에서 많은 예외 상황들이 발생하겠지만 기획과 분석만 해서는 알 수 없던 피드백이 도출된다. 이제 우리는 그 예외 상황들을 눈으로 보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될 뿐이다.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구절도 많았다. AI나 블록체인에 대한 내용도 그렇고 앞으로는 모바일이 가장 우선된다는 조피디의 생각은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 이라는 에세이는 단순히 래퍼이자 아티스트인 조피디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 아니라 내 진로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제품 및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