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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돌이 May 08. 2017

문돌이의 IT국비지원 교육 시작

부제 : 플랜 B 없이 대기업 퇴사한 문돌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국비지원 교육이 시작됐다. IT 개발자로 거듭나기 위한 '문송한' 문돌이의 고군분투 시작이다. 하루 이틀 교육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6개월짜리 대장정이라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면 된다. 


'6개월 동안 1000시간. 할 수 있겠지?'


 퇴사 후 매일 올빼미 같은 생활을 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쉽지 않다. 그래도 이제 본격적으로 할 일이 생겨서 그런지 생각보다 상쾌한 기분이다. 간단히 준비를 집을 나서자마자 지옥철이 떠오르며 암담함이 몰려온다.  


 회사 다닐 때는 통근버스를 이용했기에 지옥철과는 인연이 없었다. 집에서 8시쯤 지하철을 탔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다. 경기도민들은 8시보다 지하철을 빨리 타야 서울에 있는 직장에 도착하기 때문일까? 매너남이 되기 위해 지하철에 타기 전에 미리 가방도 앞으로 고쳐 맸다.   



 출석 체크를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첫날부터 지각자가 있다. 국비지원 교육 수당을 받으려면 근태가 가장 중요하다. 지각, 조퇴 3번이면 결석으로 처리가 되는데 매월 80% 이상 출석해야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국비지원수당은 2016년 기준 316,000원이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백수 입장에서 절대 적은 돈도 아니다. 잘 쓴다면 교통비, 점심값 그리고 휴대폰 요금까지 충당이 가능하다. 출석은 지문으로 하기 때문에 지문을 본뜬 손가락 모형을 만들지 않는 한 직접 출석을 해야 한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간단한 도시락을 챙길 계획이라 매월 나가는 보험료까지 커버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달 정도 가계부를 제대로 정리해보면 대략적인 그림이 나올 듯하다. 


 물론 6개월 동안 고구마와 계란 도시락을 매일 먹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바로 수업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목적과 동기에 대한 부분을 짚어주는 강사님이 인상 깊었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10년이라 매일 8시간씩 수업을 받는 데 익숙지 않다. 이런 생활을 6개월 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한 목표와 동기가 필요하다. 목표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여부에 따라 6개월 뒤 모습도 달라진다. 필자도 국비지원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챙겨야 한다. 많은 수준이 아니라 100세 인생을 책임지기 위한 기반을 쌓아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교육 내용은 어려웠지만 문돌이도 알아들을 수준으로 쉽게 설명하는 강사님의 내공이 느껴졌다. 수업을 듣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린 친구들의 이해도가 높았다.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직종 전환을 노린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가정이 생기고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기 시작하면 새로운 변화를 꾀하기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가정이 있다고 변화를 못하는 건 아니겠지만 상당한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에 내 한 몸만 잘 챙겨도 되는 시기라면 진정하고 싶은 길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이제 막 시작했지만 대기업 퇴사를 선택한 행동에 대해서는 일말의 후회도 없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몇 달을 고민했다. 플랜 B를 수립하고 나오면 가장 좋겠지만 없이 나온다고 죽는 게 아니라는 걸 직접 체험하고 있다.

   

 문과를 나와서 돌고 돌아 IT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지만 지금까지 과정이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IT 개발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분명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배운 캘리그래피가 그의 회사에서 꽃을 피웠 듯이 개발을 하면서도 코드에 매몰되지 않고 큰 그림을 보는데 인문학적 기반이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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