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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Jan 05. 2022

그날 나는,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분명 밥을 적지 않게 먹는 것 같 딱히 다이어트를 하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살이 찌지 않는 사람.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주의자에다가 먹는 걸 권하면 절대 마다하지 않는 사람. 엄청나게 활발한 것도 아니고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먹는 것에 비해 마른 편인 사람.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서른 살이 될 때까지의 나는, 운동을 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서른이 지난 어느 날부턴가 내 몸에서는 이상 신호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몸이 계속해서 축 쳐지고, 곰 한 마리까지는 아니지만 피로감이 온몸을 짓누르는 것 같이 느껴지고, 잠을 자도 자도 개운하지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작은 한숨을 계속 내쉬고,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 주변에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외출을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빨리 집에 들어가 쉬고 생각만 들었다.


체력이 바닥나고 있다고 느끼 누워있던 어느 날, 문득,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되겠다. 운동을 하자.


그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주변의 헬스장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헬스장만 등록하면 기부천사가 되어버리는 나였기에, 헬스는 나의 기피 운동 1순위였다. 하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내가 강제적으로 꾸준히 할 수밖에 없는 운동이 필요했고, 가장 접근성이 좋은 운동이 바로 헬스였다.


그 주 주말, 집 근처 헬스장 3곳을 돌아다녔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PT 30회를 일시불로 결제했다. PT 시려는 목적이 뭐예요?라는 레이너의 물음에 체력을 키우고 싶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물론, 다음 날부터 PT를 가기 싫어서 이불킥하며 후회했다. 하.. 내가 미쳤지.. 왜 30회나 결제했냐....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한 PT는 트레이너의 압박스러운 카톡 속에서(회원님, 오늘 운동하는 날이에요~ 알고 계시죠?^^) 매주 꾸준히 나가게 되었고, 2년 동안 내 체력은 조금씩 조금씩 키워져 나갔다. 물론, 일주일에 PT 한 번 혹은 두 번을 겨우 가던 나에게 트레이너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아유, 회원님, 지난주 키운 근육 다 빠졌겠네 ~ 여기서 회원님이 젤 안 오는 거 아시죠? ^^)


 기 방치하고 었던 체력이라 아직 갈 길은 멀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근력이 생겼는지, 이제는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매번 운동가기 싫어 아침에 눈을 뜨면 아프다고 핑계 대고 PT 빠질까... 를 수십 번 고민하던 였지만, 운동을 한동안 쉬고 있는 지금 체력이 유지되는 걸 보니, 그래도 그때 운동 시작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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