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면 되는데 왜 그렇지 못할까?
재작년 즈음 근무할 당시, 경기도이천으로 미국인이 출장을 왔다. 나는 외국인 ㅂ에게 한국말을 가르칠 때 반말로 가르친다. 이게 가르친다는 표현보다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좀 더 온전하게전달한다고 해야 할까? ㅂ에게 배고프면, “배고파”라고 되뇌었으니, ㅂ 입장에서는 “Whatis Baegopa?” 라고 물어보는 게 인지상정. 그러면 나는 뜻을 알려주고. ㅂ가 먼저 특정 영어 표현을 한국어로 알려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내가느끼는 감정을 더 잘 전달하고자 사용하는 한글 단어들이 있다. 10대 때부터 그랬던 거 같지만 1. 배고파 2. 피곤해.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미국 회사, 그리고 그 사이에 무역대리업체 (일명 오퍼상)의 ㅈ님의 차를 타고 서울에서 이천, 이천에서 대전으로 업무상 갈일이 몇 차례 있었다. ㅈ님은 중고등학생 딸이 있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ㅈ님은 내가 ㅂ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반말로 가르치니, 이를 두고 못마땅한 눈치였다. 존댓말로 가르쳐야지 왜 반말로 가르치냐는것이다. 나는 이에 대해 취향의 차이라고 설명했고, 그 뒤로ㅈ님은 그러려니 하는 눈치.
존댓말은 형식이다. 존댓말을 써도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면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느껴질까? 반대로, 존댓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넉넉한 사람이면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학창시절 동갑내기 친구와는 존댓말을 하지 않는다.
존댓말 문화에 한국 특유의 호칭 문화와 그리고 위와 아래를 가르는 나이 문화 세 요인이 겹치면서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부르기 애매하면 제일 좋은 호칭이 선생님이다. 그래도, 요새는 이름에 님만 붙이는 문화가 점차 정착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최근 IT기업 &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무슨무슨 직급님 하고 부르는 대신 무슨무슨 님으로만 부르는 문화 혹은 영어 이름으로부르는 문화가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좋은데, 결국 우리가 소통하는 데 사용하는 언어는 한국어.
대부분의 조직문화의 모태가 군대이기에, 한국 조직의 문화를 더 수평적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군대가 징병제가아니라 모병제로 변모하는 것이 급선무일 거 같다. 그렇게 되면 현재처럼 대다수의 남자들이 군대에 강제로가서 그들의 개성이 표백 되어서 사회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군대 다녀온 남자들처럼 다소 부당한일들이 주위에서 펼쳐져도 묵인하기 보다는 이에 대해서 목소리를 낼 소지가 더 높아질 거 같고. 물론, 군대는 지시를 내리면 따라야하는 특수성이 있는 집단이다.
존댓말 사용 유무를 떠나서 더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사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배려해 줄 수 잇는 그런 사회에 다가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