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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er Oct 23. 2016

영화 자백을 보고

유신정권에서 통하던 안보논리는 오늘날 그대로 재현된다.

영화 자백은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파고 드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출연진으로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그리고 영화 자백을 진두지휘한 뉴스타파의 최승호 기자 겸 감독이 출연한다.


주요 내용은 화교 출신인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린다. 국정원이 내놓은 명백한 증거는 동생의 증언 ‘자백’이었다. 북쪽 나라의 괴물과 싸워온 전사들, 대한민국 국가권력의 심장부 국정원. 그런데 만약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의심을 품은 한 언론인 ‘최승호’ 피디가 움직였고, 2015년 10월 대법원은 유우성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 이것이 바로 ‘서울시공무원간첩조작사건’이다. 하지만 단지 이 사건만이었을까? 한국, 중국, 일본, 태국을 넘나드는 40개월간의 추적 끝에 스파이 조작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믿을 수 없겠지만, 이것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실화다! 


영화 초반, 유우성씨의 동생 유가려씨는 국정원으로부터 거짓 증언을 하도록 종용 받았다.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라는 곳에서 유가려씨는 고문과 회유 설득을 당한 끝에 허위자백을 하게 된다.  유우성씨가 간첩이라고 (허위)자백을 하면, 그녀와 그녀의 오빠가 한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회유와 함께 말이다. 결과론적으로, 그녀는 한국에서 추방을 당한다. 그녀의 오빠 유우성씨의 무죄가 입증되었 다는 점이 위안이 되는 점이다.


사건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원세훈을 최승호 기자는 비오는 날 취재하는 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서 일관 모르쇠로 대응하나, 우산 아래에서 원세훈 원장이 미소를 짓는모습이 카메라 렌즈에 담긴다.


유우성씨 말고도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는 엄청나다. 영화 말미에는 여태껏 행해졌던 간첩조작사건들이 자막으로 올라가는데 스크린 최상단에서 제일 아래까지 가득 리스트를 채운 채로 계속 사건들이 올라온다.


영화가 끝나기 전, 일명 11.22사건이라고 불리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도 다루는데, 당시 사건의 주모자로 몰렸던 김승효님이 영화에 출현한다.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병을 얻었고, 최승호 기자와 인터뷰를 한 내용 중 일부는 섬찟 하게 다가온다: 한국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나라다. 이게 박정희의 정치, 청와대의 정치다. 한국을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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