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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er May 17. 2021

살고 싶다는 농담

4년만에 읽는 허지웅 에세이. 


혈액암에 걸렸다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본 적이 있던 거 같은데 책에서 확실히 상기시킨다. 사람의 죽음에는 드라마가 없다. 더디고 부잡스럽고 무미건조하다. 


책에는 저자가 본 책, 영화 그리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의 일화가 써져 있다. 


저자 팬 가운데 어머니가 동일한 림프암을 앓고 저자와 같은 병원으로 옮겼으며 꼭 한 번 병문안을 와 달라는 요청에 이를 수락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팬 분은 30대이고 이 분의 어머니는 50대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몇 년 전 이혼을 한 뒤 남이 되어 따로 살다가 어머니가 암에 걸린 뒤 아버지가 찾아와 돌보기도 하는 등 병문안을 한다는 것. 해체되었더라도 위기가 닥쳤을 때 아무런 조건 없이 옆을 지켜주는 게 가족이라는 게 공감됐다.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사람을 충만하게 만드는 경험이었다고 한다. 


항암 치료가 너무 괴로워 어느 날 죽기로 마음먹었다가 방송을 하며 알던 형으로부터 안부 문자 한 통을 받고 다시 일상으로 회귀한 기분을 느끼고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위주로 먹는 등 살기로 결정했다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그렇다. 누구나 살기 힘들어 생을 마감하고 싶거나 다 그만두고 싶을 수 있으나 이를 실행하기는 무척 무섭고 두렵고 힘들다. 그래서 기왕이면 다시 살겠다고 결정하게 되는 게 우리 인간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과 사랑을 나누며 살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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