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넘는 스타트업을 인수, 운영한 옐로모바일은 어떻게 무너지게 됐나
EO 채널에서 최정우 옐로트래블 전 대표가 어떻게 옐로모바일이 유니콘에서 공중분해 되었는 지를 낱낱이 소개한다.
이상혁 전 엘로모바일 대표는 스타트업의 신속성을 강조하며 ‘기업을 인수할 때 3번만 만나고 인수’한다고 원칙을 고수했다. 한 때 계열사가 140개까지 있었으나 실사(Due Diligence)를 하지 않은 결과는 처참했다.
최정우 공인회계사는 아모레퍼시픽을 다니다 그만두고 친구들과 츄러스 가게 ‘츄로씨’를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창업한 뒤 10개월 정도 운영하다 매각 했다. 저자는 친구로부터 ‘친한 형’을 소개 받는 데 그가 이상혁 전 대표 였다. 옐로모바일이 여행사업부 인수하거나 세우면 친구가 대표직을 맡는데 저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주식의 50%를 주겠다며 말이다.
저자는 옐로모바일에 합류를 결심하고 이상혁 전 대표, 친구와 함께 인수 대상 기업 미팅에 함께 자리한다. 이 전 대표는 “미팅 3번 만에 매입 의사를 표현하고 영업이익 4배로 인수를 진행한다”고 인수 대상 기업에 언급하니 그런데 인수 대상 기업 대표는 연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른다고 답한다. 처음부터 그림이 이상하다.
저자는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도 모르는 채 인수결정 미팅에 참여해서 뭔가에 말린 기분이 들었으나 옐로모바일 합류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영업이익 4배 가격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건 주가/주당순이익 개념인 PER 같은 지표로 기업 가치를 보는 것이다. 향후 성장성이 높은 회사일수록 PER이 높고 전통적인 산업일수록 낮다.
저자가 인수하기로 한 회사에서 이 전 대표는 실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했고 최정우 회계사는 주식을 인수하지 말고 자산을 인수하자고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이상혁 전 대표는 이를 받아들인다.
여기서 시가총액(기업가치)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수익으로 나눈 지표) X 영업이익(혹은 당기순이익)이라고 한다.
옐로모바일은 빠른 의사결정만을 기치로 내세우며 2장짜리 인수계약서를 뿌리며 기업들을 인수했다. 투자 유치가 어렵지 않았고 인수할만한 괜찮은 기업도 적지 않았다. 미팅에서 최정우 저자의 역할은 옐로모바일의 성장 전략을 설명하는 거였다. 회계사라는 타이틀은 신뢰감을 더했다.
한편 저자는 모회사의 투자 유치 전략을 전혀 공유받지 못했다고 한다. 피인수 기업도 어떤 자금으로 인수할 것인지도 묻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최정우 회계사에게 여행박사를 인수했는데 옐로모바일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어 옐로모바일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해서 그런데 여행박사 인수 취소 하는 게 어떴겠느냐고 묻는다.
최정우 저자는 옐로모바일 기업 가치가 3000억이었을 당시 합류했고 6개월 만에 3배 올랐다고 회고한다.
옐로모바일은 쇼핑, 콘텐츠, 광고, 여행 그리고 O2O로 사업부를 5개로 나누어 관리했다. 여행사업부는 여행사들을 인수했으나 인수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회사가 몇 개 있었다. 옐로모바일은 계약서대로 잔금을 지급한 사례가 흔하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의 조짐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옐로모바일은 빠른 기업인수를 위해 경영권을 보장했으나 문제는 ‘경영권 보장’ 문구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계약서에 전혀 적시하지 않았다. 인수기업과 피인수 기업간 유기적인 통합이 전혀 없던 것이다. 80개 넘는 손자회사를 관리하기 위한 일관된 절차가 존재하지 않아서 조직 전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발생했다.
옐로트래블은 밑에 9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었다. 인수잔금을 받지 못한 회사 경영진과 주주들은 불만이 컸고 돈이 들어오지 않으니 화가 쌓였다고 한다.
이상혁 전 대표가 (인수 목적으로) 도장을 하도 찍어 대서 인수한 회사가 무슨 사업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는 수준에 들어서게 됐다. 그는 80여개 회사를 인수하며 인재를 끌어 모았으나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경영 능력이 전무했다.
저자는 이상혁 전 대표 능력으로 자금조달 하나 만큼은 인정했다. 옐로모바일은 2014년 11월 유니콘 타이틀을 거머쥐고 기업을 계속 인수하고 나서인 2015년 말에도 투자금 모집을 성공했다. 그러나 상황이 나빠 졌을 때 갚아야하는 채무가 되는 CB, 전환사채 형태의 추가 투자였다.
저자를 이 전 대표에게 소개한 친구는 대표로서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옐로 모바일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최정우 대표가 친구에 뒤를 이어 옐로트래블 수장을 맡게 된다.
최정우 전 대표는 어느 날 투자자와 만나 옐로모바일에 자금이 부족하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해명을 요구해 그는 투자자에게 사실을 말했다. 이 사실에 이상혁 전 대표는 저자가 자신을 보호했어야 한다며 분개했고 그에게 옐로트래블 대표를 그만두라고 했다. 2년간의 노력 뒤 최 전 대표는 회사와 이별하게 됐고 주식을 현금으로 정리 부탁했으나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그는 옐로모바일이 욕심을 놓지 못해 매각시기를 놓쳤다고 진단한다.
옐로모바일은 2017년 회게 법인으로부터 기업 존립에 의문을 제기할만한 객관적 사항이 중대한 경우 제시하는 결과인 ‘감사의견거절’을 받았다.